국내 양대 한글키워드 서비스 업체인 넷피아와 디지털네임즈가 다시 한 번 맞붙었다. 이번엔 1인 미디어라 불리는 블로그, 홈페이지(홈피) 이용자를 놓고서다. 특허권 분쟁, 플러그인 배포 문제 등으로 바람 잘 날 없었던 양사의 치열한 경쟁이 예상된다.
먼저 선수를 친 건 디지털네임즈. 디지털네임즈는 최근 신생기업 구름커뮤니케이션과의 제휴를 통해 블로그 및 홈피 이용자에게 무료로 한글키워드를 배포하고 나섰다. 구름커뮤니케이션이 제공하고 있는 ‘님 서비스’는 이용자가 세 글자 이상의 한글키워드를 선택하면 나중에 자신의 사이트로 이동할 때 영문 주소 대신 선택한 한글키워드만 입력하면 된다. 인터넷주소창에 한글키워드를 입력하면 돼 종종 한글인터넷주소로 불리기도 한다. 특정 프로그램(플러그인)을 설치해야 이용할 수 있는 불편이 있지만 경쟁사인 넷피아가 유료로 한글키워드를 판매하고 있어 파격적이다.
이승훈 구름커뮤니케이션 사장은 “네티즌이 한글키워드 서비스를 이용하고 싶어 하지만 비용 때문에 꺼리고 있었다”며 “홈피나 블로그 등을 갖고 있는 네티즌이라면 누구나 ‘ㅋㅋㅋ’ 등 한글 세 글자 이상의 키워드를 모두 무료로 등록할 수 있어 네티즌의 많은 이용이 기대된다”고 말했다.
넷피아도 1일 자신의 블로그나 미니홈피에 쉽게 연결할 수 있는 ‘한글블로그주소(가칭)’의 시범 서비스에 들어갔다. 이 역시 주소창에 ‘http://blog.company.com/개인아이디’와 같은 복잡한 영문 주소 대신 ‘OOO블로그’ ‘OOO미니홈’이라고만 입력하면 해당 블로그나 미니홈페이지로 간편하게 접속할 수 있는 서비스다. 넷피아측은 “최근 블로그와 미니홈피 서비스가 인기를 끌면서 유명 연예인들이나 기업들이 기존 홈페이지 대신 자신들의 블로그나 미니홈피를 이용해 네티즌과 커뮤니케이션 채널을 만들고 있다”며 “이 서비스 개시로 앞으로는 한글주소 등록을 통해 보다 쉽게 팬이나 고객들을 페이지로 유도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했다.
넷피아측은 이달 중 정식 서비스를 시작할 예정이며 한달은 무료로, 이후부터는 매우 저렴한 가격에 유료 서비스로 전환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한편 양사의 한글키워드 서비스를 이용하기 위해서는 플러그인이 설치돼야 한다. 예컨대 구름커뮤니케이션에 한글키워드를 등록한 후 자신의 PC에서 한글로 자신의 블로그에 접속할 수 있더라도 집 밖의 PC에서는 안될 수 있다. 이 때문에 디지털네임즈가 구름커뮤니케이션과 손잡고 한글키워드 서비스를 무료로 공급하는 것은 디지털네임즈의 플러그인을 확대하려는, 즉 넷피아를 겨냥한 마케팅 전략으로 보인다.
이에 대해 넷피아측은 “우리가 유료고 경쟁사는 무료지만 유사한 서비스라도 서비스의 질이 다를 수 있다”며 담담한 모습을 보였다.윤건일기자@전자신문, benyu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