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체물리학자들은 망원경만 있으면 태고의 역사를 볼 수 있다고 주장한다.
사실 우리는 매일 과거를 경험하고 있다. 지금 이 순간 우리를 비추고 있는 태양은 8분 20초 전의 태양이다. 빛의 속도는 시속 30만㎞. 1초에 지구를 일곱 바퀴 반이나 돌 수 있는 빠르기지만 외부은하에서 우리에게 오기까지는 8분이 넘는 시간이 걸린다.
다시 말해, 멀리 떨어져 있는 천체에서 온 빛은 그만큼 오래된 우주의 모습이라는 것이다. 이것을 천체물리학에서는 ‘룩 백 타임 효과’(Look-Back Time Effect)라고 한다.
현재 인간이 목격한 가장 먼 우주는 지금으로부터 100억년 전의 것이다. 현대인은 이것을 우주에 떠 있는 허블 망원경으로 관찰했다. 하지만 허블 망원경의 성과에 만족하지 못하는 과학자들이 있다. 대표적인 인물이 바로 연세대학교 천문학과의 이영욱 교수다.
허블 망원경은 가시광선을 관찰하지만, 우주 초기에 생성된 젊은 별이나 나이가 아주 많은 별들은 온도가 매우 높아서 자외선 영역의 빛을 낸다. 또 허블은 망원경의 크기가 커서 하늘 전체를 관찰할 수도 없다. 마치 카메라의 줌을 사용하면 잘 보이기는 하지만 적은 면적밖에 볼 수 없는 것과 같다.
이영욱 교수가 이런 단점들을 극복해 새롭게 개발한 망원경은 자외선 영역을 사용하고 넓은 면적을 관찰할 수 있는 ‘자외선 우주 관측 위성’이다. ‘은하 진화 탐사선(GALEX)’이라는 이름이 붙은 이 위성은 지난 2003년 4월 28일 발사되어 우주에서 관측한 수많은 자외선 영상을 지구로 전송하고 있다.
특히 ‘갤렉스’는 우리 은하와 가장 가까운 안드로메다 은하의 중심부 미세구조까지 상세히 보여주는 사진을 촬영했고, 이를 통해 이영욱 교수팀은 안드로메다 은하가 우리 은하와 물리적 성질뿐만 아니라 나이도 같다는 것을 밝혀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