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업자 선정을 앞두고 있는 위성 디지털멀티미디어방송(DMB)의 지상파TV 재송신 허용여부를 놓고 이해관계가 다른 지상파방송사들의 입장이 대립됐다. 방송위원회가 명확한 결론을 내리지 못하고 있는 위성방송 스카이라이프의 지상파TV 재송신 허용여부에 이어 위성DMB의 지상파TV 재송신에 대한 정책 결정에도 상당한 진통이 뒤따를 전망이다.
KBS는 위성DMB의 KBS1TV 의무 재송신을 허용해서는 안된다는 내용으로, SBS는 신규매체의 성공적인 정착을 위해 지상파TV 재송신을 허용해야 한다는 내용으로 각기 상반된 입장의 의견서를 방송위에 제출했다고 5일 밝혔다. 또 지역MBC와 지역민영방송사의 입장을 대표한 지역방송협의회는 지난 1일 ‘위성DMB의 지상파TV 재송신은 지역방송의 말살정책이다’라는 제목의 성명서를 통해 위성DMB의 지상파TV 재송신을 용납할 수 없다는 입장을 명확히 했다.
지역MBC와 노조의 반대에 부딪힌 MBC본사는 아직까지 명확한 입장을 정리하지 못했다고 밝혔다. MBC는 내부 DMB추진팀이 지상파TV 재송신을 허용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으나 지역MBC가 반대하고 있고 이를 지지하는 노조가 강력하게 반대를 고수해 통일된 의견을 방송위에 제출하지 못했다.
방송위는 지난 30일 공청회를 열고 위성DMB 지상파TV 재송신 정책에 대해 △지상파TV 동시재송신 승인유예 △KBS1TV만 재송신 △KBS1TV와 EBS 재송신 등 세가지 방안을 제시한 바 있다.
KBS는 지상파TV의 이동수신이 필요하다면 무료의 보편적 서비스인 지상파DMB를 통해 구현하는 것이 맞으며, 추가적으로 위성DMB로 지상파TV를 재송신하는 것은 매체의 중복이고 전파의 낭비라고 설명했다. 위성DMB 도입목적이 난시청 해소와 관련이 없어 상업적 유료방송에 콘텐츠를 무료로 제공하는 결과를 낳을 뿐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나 KBS는 광고를 운영하는 2TV 재송신 여부에 대해서는 의견을 전달하지 않았다.
SBS는 초기 투자비가 많은 위성DMB의 안정적 정착과 사업초기 가입자 확보를 위해 사업이 안정적 단계에 접어들 때까지 지상파TV 재송신이 필수적이라고 전했다. 또 위성DMB는 기존 매체와 영역이 다른 개인형 매체로 준과 핌 서비스를 통해 입증됐듯이 위성DMB의 지상파TV를 재송신을 허용한다 하더라도 기존 방송권역 파괴나 가정용 시청매체와 시청률 경쟁을 유발하지 않고 유료방송이기 때문에 광고시장에서도 기존 매체에 큰 영향을 미치지 않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지역방송협의회는 “위성DMB의 지상파TV 재송인을 허용할 경우 지역방송인들이 추구해왔던 방송의 지역성 구현 노력이 물거품이 되며 지역사회 커뮤니케이션 기구로서의 공익적 의무를 지닌 지역방송의 기반(방송권역)이 붕괴될 수밖에 없다”고 밝혔다.
MBC는 다양한 플랫폼을 통한 채널 송출을 위해 위성DMB 재송신이 필요하다는 주장과, 지분참여는 가능하더라도 지역MBC의 생존권 보호를 위해 재송신을 허용해서는 안된다는 노조의 주장이 팽팽히 맞서 입장 정리를 못했다.
위성DMB 준비사업자인 티유미디어는 지상파TV를 재송신하지 않을 경우 초기 사업성에 심각한 타격을 받을 것이라고 우려했다. 또 지상파DMB와의 형평성 고려와 시청자 권익을 위해서도 지상파TV 재송신을 허용해줄 것을 방송위에 건의했다.
방송위 한 관계자는 “KBS1TV와 EBS만 재송신을 허용해주는 방안을 검토 대상에 포함시켰지만 사업자 의견과 각 매체에 미치는 영향을 종합적으로 분석해 MBC와 SBS 재송신 허용여부도 추가 검토할 수 있다”고 말했다. 유병수기자@전자신문, bjor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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