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이버윤리척도` 만든다

`유명 인터넷 기업들의 사이버 윤리 의식을 수치화해 점수 매긴다면 몇 점일까.’

 인터넷을 통한 청소년 성매매 및 음란물 유통이 갈수록 기승을 부리는 가운데 기업들의 자율정화 노력을 강화하기 위한 ‘사이버윤리척도’가 만들어진다. 청소년보호위원회가 앞장서 인터넷 기업의 사이버 윤리 점수를 측정, 공개함으로써 자율 정화를 유도하는 방안이 추진되는 것이다.

 그동안 사이버 역기능에 대해서 한국정보문화진흥원의 인터넷 중독 자가 진단 척도, 정보화 격차 지수 등이 개발돼 일반 국민을 대상으로 평가 및 조사가 진행됐으나 민간 기업의 인터넷 윤리 점수를 측정하려는 시도는 이번이 처음이다.

 ◇사이버윤리척도, 개발=청소년보호위원회(위원장 임선희·이하 청보위)는 우리나라 주요 포털 및 커뮤니티 사이트의 인터넷 윤리 의식을 세부 항목별로 진단하는 ‘사이버윤리척도’를 오는 8월까지 개발하기 위해 외부 연구 용역 작업에 착수했다. 이 척도는 각 기업들이 음란물 등 인터넷 유해 콘텐츠로부터 청소년을 보호하기 위한 안전장치를 얼마나 잘 마련해놓고 운용하는지 여부를 판단하기 위한 것으로 성인인증 시스템, 금칙어, 게시판, 커뮤니티 등 각 부문별로 세부 평가 항목이 포함될 예정이다.

 청보위는 이 척도가 완성되면 주요 인터넷 기업에 적용시킨 뒤 외부에 공개함으로써 경각심을 일깨우고 궁극적으로 자율 정화 작업을 활발히 전개할 수 있도록 한다는 게획이다.

 ◇최소한의 안전장치 필요성 공감=청보위의 이 같은 시도는 최근 조사결과 주요 인터넷 기업의 게시판이나 커뮤니티 등을 통해 이루어지는 청소년 성매매의 수위가 도를 넘어선 데다 음란물 유통도 날로 심각해짐에 따른 최소한의 안전장치를 마련하기 위한 것이다.

 무엇보다 청보위는 유해 콘텐츠는 갈수록 늘어나고 있지만 여전히 금칙어 지정이 실효성을 거두지 못하거나 게시판이나 커뮤니티에 대한 감시 등이 소홀한 기업의 사례가 적지않게 눈에 띄고 있어 이에 대한 대책 마련에 부심해왔다.

 청보위 관계자는 “지난 2월부터 운영에 들어간 인터넷정책분과위원회에서 인터넷 성매매 조사 결과 이후 기업들이 자율 정화를 강화할 수 있는 방안을 강구해왔다”며 “무엇보다 측정 결과를 일반인들에게 공개함으로써 기업이 책임 의식을 느끼고 스스로 건전한 사이버 공간을 구축하려는 노력을 이끌어 낼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객관적 기준 마련 등 숙제=그러나 이 사이버윤리척도가 효과를 거두려면 무엇보다 측정 대상인 인터넷 기업들이 수긍할 만한 객관적인 평가 척도를 만드는 것이 과제로 지적됐다. 또 각 항목별로 어떤 항목에 가중치를 줄 것인가 등도 까다로운 대목이다.

 청보위 한 관계자는 “외부 용역이 마무리되면 인터넷 기업들의 의견을 수렴하는 과정을 거쳐야 할 것”이라며 “해외에도 이와 유사한 척도가 없는 만큼 제대로 된 척도를 마련하려면 다소 시일이 걸릴 수 있다”고 말했다.

 김유경기자@전자신문, yukyun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