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교통카드 발급, 당분간 유보.’
서울시 신교통카드 시스템이 개통과 동시에 각종 문제가 발생하자 가뜩이나 신교통카드 발급에 소극적이었던 신용카드사들이 더욱 유보적 입장을 보이고 있다.
5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서울시 신교통카드시스템 개통과 동시에 30만장에 달하는 선불형 신교통카드를 발급키로 했던 현대카드는 신교통시스템의 단말기 오작동으로 인한 과다 결제 등의 오류가 발생하고 있어 시스템이 안정될 때까지 카드발급을 무기한 연기키로 했다.
또 삼성카드·KB카드·LG카드 등도 △신교통시스템 오류 △신카드 서비스 지역 및 범위 제한 △기존 후불카드 재고 부담 등을 이유로 신교통카드 대신 기존 카드를 계속 발급한다는 방침이어서 서울시의 신교통카드 전환정책이 차질을 빚을 전망이다.
◇신교통카드 발급 연기 배경=신교통카드로 교통카드 시장에 처음 진출하게 된 현대카드는 섣불리 신교통카드를 발급했다가 요금과다 청구 등 민원이 발생할 경우 이미지에 타격을 입을 수 있다고 보고 신교통카드 발급을 무기한 연기했다.
현대카드 한 관계자는 “당초 이번주에 카드를 발급하려 했으나 시스템 오류가 계속 발생하는 관계로 교통카드시스템 운영업체인 한국스마트카드와 협의를 거쳐 카드발급을 보류했다”며 “시스템이 안정될 때까지 신교통카드를 발급하지 않을 방침”이라고 말했다.
◇카드사, “서두를 필요없다”=삼성·KB·LG·신한 등 타 신용카드사들도 기존 후불교통카드가 2008년까지 신교통시스템에서 사용할 수 있어 전환을 서두를 필요가 없다는 입장이다.
KB카드의 한 관계자는 “현재 KB카드가 확보하고 있는 기존 교통카드 가입자만 800만명”이라며 “가입자가 특별히 원하지 않는 이상 카드전환을 서두를 필요가 없다는 것이 내부의 분위기”라고 말했다.
또 기존 카드는 서울지역 외에 경기·인천 등 타지역에서도 사용할 수 있는 반면 신교통카드는 서비스지역이 서울에 제한된다는 것이 신용카드사의 카드전환에 장애가 되고 있다. 일부 카드사의 경우 기존 교통카드 재고량이 100만장에 달해 이를 소진해야 하는 것도 전환에 큰 부담이 되고 있다.
◇전환 차질 불가피=이처럼 신용카드사들이 신교통카드 발급을 기피할 경우 신교통카드는 당분간 서비스 운영주체인 한국스마트카드가 발급하는 선불형 교통카드만 유통되게 된다. 따라서 신용카드사가 발급하는 후불형교통카드가 현재 전체 교통카드 시장에서 80% 가량을 차지한다는 점에서 이러한 신용카드사의 발급기피는 신교통카드의 조기 확산에 걸림돌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이 같은 우려에 대해 한국스마트카드는 “요금할인 등 신교통카드 고객에게 많은 혜택을 주어 고객 스스로 신교통카드로 전환하도록 유도할 계획”이라며 “이렇게 된다면 신용카드사들도 어쩔 수 없이 신교통카드로 전환할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권상희기자@전자신문, shkwon@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