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권 EAI 발주 `봇물`

최근 들어 금융권을 중심으로 대단위 기업애플리케이션통합(EAI) 프로젝트가 잇따라 추진되면서 그동안 주춤했던 시장이 개화의 조짐을 보이고 있다.

7일 금융권 및 EAI 업계에 따르면 대한생명, 국민은행, 신한·조흥은행 등이 대단위 EAI 프로젝트에 착수했거나 3분기 중 프로젝트 발주를 앞두면서 이 사업을 둘러싼 EAI 솔루션 업계의 물밑경쟁이 뜨거워지고 있다.

금융권 EAI 프로젝트는 지난해 본격 추진될 것으로 점쳐졌지만 인수합병(M&A), 차세대 프로젝트 구상 등으로 미뤄져 오다 올 하반기부터 잇따른 발주가 예상된다. 이에 따라 당초 약 200∼300억 원 규모로 예상됐던 올해 전체 EAI 시장은 금융권의 발주물량만으로도 실현이 가능할 것으로 기대된다.

현재 각 벤더들이 치열한 물밑 수주전에 나서고 있는 곳은 대한생명이다. 대한생명은 지난달 말 한국IBM·BEA시스템즈코리아·웹메소드·미라콤아이앤씨·팁코소프트웨어·씨비욘드 등 6개 EAI 업체를 대상으로 정보제공요청서(RFI)를 발송했다. 이번 프로젝트는 적용 범위가 기간계 시스템 전반에 해당되는 것으로 알려져 하반기에 진행되는 교보생명 건보다 규모가 클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또 차세대 시스템 구축사업을 앞두고 있는 국민은행과 신한·조흥은행의 EAI 프로젝트도 3분기 중 본격화될 예정이다. 국민은행은 멀티채널통합(MCA) 프로젝트에 이어 데이터·애플리케이션 단의 EAI를 8월께 착수할 것으로 알려졌다. 신한·조흥 은행간 통합 플랫폼과 이를 연계한 차세대 프로젝트 로드맵 확정을 위한 막바지 작업을 진행중인 신한금융지주회사도 비슷한 시기에 프로젝트를 발주할 예정이다.

금융권 EAI는 이미 올 상반기에 농협과 LG카드가 한국IBM과 함께 전체 업무 시스템에 적용되는 대단위 프로젝트를 완료한 데 이어 교보생명이 EAI를 위해 BEA시스템즈의 솔루션을 채택했다.

한편 금융권 시장을 예의 주시해온 한국IBM·BEA시스템즈코리아 등 플랫폼 분야의 강자들과 웹메소드코리아·미라콤아이앤씨·씨비욘드 등 전문 EAI업체들의 경쟁도 본격화되고 있다. 이와 함께 최근 한국지사를 설립한 프랑스의 액스웨이가 유럽시장의 레퍼런스를 무기로 시장에 가세해 향후 행보가 주목된다.

일단 IBM·BEA가 상반기 수주 건으로 시장 우위를 점하고 있지만 전문업체들의 공세도 만만치 않은 상황이다. 씨비욘드는 삼성생명·삼성카드·제일은행에 이어 현재 참여하고 있는 기업은행 차세대 프로젝트를 레퍼런스로 부각시키고 있으며 제조분야에서 강세를 띠었던 웹메소드는 SOA기반 신제품을 내세워 올해 2개 이상의 금융권 사이트를 확보한다는 목표다.

또 토종업체의 대표주자로 조흥은행·SK생명에 솔루션을 공급한 미라콤은 최근 금융 영업인력을 대폭 강화하고 빅3 생보사 가운데 마지막 남은 대한생명을 국산 제품의 레퍼런스로 확보하기 위해 총력전을 펼치고 있다.

이정환기자@전자신문, victolee@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