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통가 이사람]하이마트 동남권책임자 이병기상무

“지역의 특성을 충분히 고려한 ‘출점’에 주력하고 있습니다.”

 가전유통사 하이마트의 영남권 책임자인 동부사업부장 이병기 상무(47)는 “가전유통 업계의 최대의 화두는 여전히 구조조정”이라는 말로 유통을 이야기했다. 무턱대고 종업원을 해고하는 ‘개념없는’ 구조조정이 아니라 거시적으로 보는, ‘진짜(real)’ 구조조정을 해야 한다는 게 그의 지론이다. 영남권 63개 점포에 800명 가까운 매장 직원들, 물류부문까지 포함할 경우 1300명에 달하는 직원들을 관리하는 그는 요즘 매장의 적절한 ‘오프닝(opening)’과 ‘클로징(closing)’에 여념이 없다. 필요한 지역 즉, 소비가 예상되는 지역에 점포를 열고 반대의 지역에 점포를 통폐합하는 구조조정이 하루의 주요 일과가 돼 버린 것이다.

 그는 개점보다는 폐점이 훨씬 쉽다고 말한다. 매출이라는 ‘수치’가 예상을 가능하게 해주기 때문이다. 반면 오프닝은 미래 상권 확대를 경쟁사보다는 빠르게 예측해야 한다는 점에서 어려움이 따른다.

 이 상무는 경기침체에 수반되는 갖은 어려움 속에서도 하이마트는 부산·경남을 포함한 영남권에서 점포확대에 주력하고 있다고 밝혔다. 최근 부산 가야에 대규모 점포를 열었고 진주에도 한 군데 확대했다.

 그러나 부산·경남권 가전유통시장은 대형 할인점까지 가세하면서 경쟁이 날로 뜨거워져 가고 있다. 이 상무같은 지역책임자에게 돌아오는 출점 타이밍과 점포 소재지 확보에 관한 부하도 날로 커져가고 있는 게 사실이다.

 그는 상황이 이런 만큼 경남권의 하이마트도 고객들을 끌어들이기 위해 주차장을 넓히거나 휴게실·유아놀이방·가전용품 체험장 등을 통한 경쟁력 확보에 나서고 있다. 하지만 유통부문 특성상 이러한 전략마저도 손쉽게 카피당하는 어려움마저 겪고 있다.

 이 상무는 결국 매장을 찾은 지역 고객들에 대한 서비스 품질을 최대한 높이는 게 최선책이라는 점을 깨달았다고 말한다. 이에 ‘세일스 마스터 제도’를 두어 매장 직원들의 수준을 경쟁 유통사에 비해 높게 가져가는 전략을 세워 성과를 얻기 시작했다. 제도 시행 결과 부산·울산·경남권 직원들의 합격률도 평균보다 높게 나타나면서 효과를 실감했다는 게 그의 설명이다.

 하이마트는 특히 상품의 구매에서 판매에 이르기까지 본사의 엄정한 관리하에 두고 있다는 점을 강점으로 내세우고 있다. 본사가 상품을 지역 구매해 물류기지로 내려보내는 직거래 체제로, 중간 마진을 줄여 이를 고객에게 돌려 주고 있다는 설명이다.

그는 강력한 전산시스템 투자는 고객관리, 제품관리 등에서 경쟁사를 압도하면서 경쟁력을 유지해 주는 가장 든든한 받침이 되고 있다고 말한다.

이 상무는 특히 하이마트의 강점으로 무엇보다 다양한 제품으로 비교 구매가 가능하다는 점을 들었다. 경쟁사들이 취급하지 않는 프라이팬이나 배터리 등을 판매한 것이 성과를 거뒀다는 말도 잊지 않는다.

이 부분에 대해 “가전유통사의 정체성을 흐리게 하지 않느냐”고 묻자 “고객이 원하기 때문”이라고 응답했다.

이 상무는 “상품력의 향상으로 경쟁력이 높아지는 것을 실감했다”고 밝혔다. 가격 이외의 것을 고객들에게 주려는 하이마트의 노력이 고객들로부터 좋은 평가를 받았다는 것이다. “따라서 경남지역에서도 더 많은 상품으로 고객의 선택 폭을 넓혀갈 것”이라고 말했다.

그가 보는 과제도 해결책도 모두가 평범하다.

고객 응대에 최선을 다해 고객 만족도를 높이는 등 ‘기본’에 충실할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학부에서 전자를 전공하고 대학원에서 경영학을 전공한 이 상무는 지난 83년 대우전자에 입사했고 98년 하이마트로 발령받아 경영기획팀 등을 이끌었다.

  부산=허의원기자@전자신문, ewhe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