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라인·모바일·비디오 부문은 강세, PC·아케이드 부문은 약세’
올 상반기 국내 게임시장은 ‘3강 2약’의 지난해 시장판세를 계속 이어갔다. ‘온라인게임 강국’의 면모는 유지했으나 앞으로 게임강국으로서 위치를 다지기에는 주의 경쟁국의 도전이 예상 외로 큰 상황이다. 온라인게임의 경우 매출은 지속적으로 상승했으나 속사정을 보면 가속에 의한 ‘관성 매출’이 대부분으로 새로운 매출원 마련이 요구되는 시점이다. 반면 모바일게임과 비디오게임은 산업자체가 상승곡선을 타고 있는 구조로 당분간 매출상승이 기대된다. 그러나 업체들의 부침이 심하고 중국의 공격적 시장진입이 경계의 대상이 되고 있다.
◇온라인게임=상반기 국내 온라인게임 시장 규모는 약 5000억원으로 10년 연속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다. 이 같은 추세면 올해 최초로 온라인게임 시장 1조원 시대가 열릴 것으로 전망된다(2004년 대한민국게임백서). 또 지난 4월에는 한국게임산업협회가 출범, 난립했던 게임 관련 협단체를 통합하는 단초를 열었다. 그러나 확대된 외형에도 불구하고 국내기업 간 출혈경쟁과 이중심의 문제, 해외시장 급변 등으로 시장은 계속 요동치는 양상을 보였다.
엔씨소프트가 ‘리니지’ 시리즈로 상반기 1000억원 이상의 매출을 일으킬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NHN의 ‘아크로드’, CCR의 ‘RF온라인’, 블리자드의 ‘월드오브워크래프트’, 네오위즈의 ‘요구르팅’ 등 대작들이 쏟아졌다. ‘그라나도 에스파다’ ‘팡야’ 등을 공급하는 한빛소프트의 변신도 상반기 눈여겨볼 만한 대목이다. 반면 웹젠은 ‘뮤’라는 단일 아이템을 통한 매출구조가 불안정성 요인으로 지적됐다.
전면 유료화를 실시한 온라인게임들이 대박반열에 오르지 못하는 시장포화 움직임도 감지됐다. 이와 함께 중국 정부가 외산 게임에 대해 강력한 규제조치를 발동하는 등 해외시장도 급변했다. 반면 일본은 NHN, 그라비티 등 국내 게임업체들의 새로운 주요 수출 시장으로 부상하고 있다.
◇모바일게임=이동통신사를 통해 역추산한 상반기 모바일게임시장 규모는 작년에 비해 40% 가량 급성장했다. 이 같은 두 자릿수 성장 행진을 이어간다면, 올해 처음으로 모바일게임시장 규모가 국내 전체 게임시장 규모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20%대에 육박할 것으로 전망된다. 특히 하반기부터 휴대폰 메이커들의 ‘게임폰’ 출시 경쟁에 불이 붙고, 3D 환경이 확산되면 시장성장세에도 속도가 더 붙을 것으로 점쳐지고 있다.
컴투스·웹이엔지코리아·게임빌·엔텔리젼트·이오리스 등 선두권 업체들의 해외시장 공략도 두드러졌다. 한국게임산업개발원, 정보통신수출진흥센터, 한국소프트웨어진흥원, KOTRA 등이 주도하는 모바일게임 수출설명회 및 해외시장 조사활동이 다각적으로 전개되면서 개별업체의 수출 행보에도 탄력이 붙고 있다.
◇비디오게임=비디오(콘솔)게임 시장도 눈에 띄는 성장을 거듭하고 있다. 플레이스테이션2를 공급하는 소니컴퓨터엔터테인먼트코리아(SCEK)는 100만대 판매 고지를 눈 앞에 두고 있으며, X박스는 타이틀 수가 100종을 넘어서면서 게임기 판매에도 탄력이 붙었다. 하반기에도 대작 타이틀이 잇따라 선보일 예정이어서 비디오게임시장은 올해 처음으로 전체 게임시장 비중 1%대를 벗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상반기 비디오게임시장의 가장 큰 성과는 국산 타이틀이 X박스, PS2 등의 플랫폼에 실려 해외로 팔려나갈 길을 닦았다는 점이다. 판타그램이 북미시장 진출을 앞두고 있고 NHN, 네오위즈, 넥슨 등 개발사들도 콘솔게임 개발에 들어가 있는 상태다.
PC게임시장과 아케이드게임시장은 좀처럼 되살아날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다. 전반적인 시장이 고사상태를 벗어나지 못하면서 아케이드의 경우 이른바 경마게임이 기형적으로 커지는 모순까지 발생하기도 했다.
이진호·류현정기자@전자신문, jholee·dreamsho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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