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소·중견기업(SMB) 비즈니스에 집중하고 있는 다국적 솔루션 업체들이 협력사 전략을 대폭 수정하고 있다.
SMB는 기존의 대형 기업을 대상으로 하는 비즈니스와 달리 손이 많아야 하고 다양한 분야에 특화된 노하우가 필요하다. SMB 비즈니스를 성공하려면 본사의 브랜드 파워와 제품의 성능도 중요하지만 협력사의 양과 질에 의해 일차적인 성패가 갈린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더욱이 한국오라클과 SAP코리아는 본사의 정책에 따라 SMB 제품군에 대해 100% 간접 판매를 취하고 있다는 점을 감안하면 협력사의 영업력이 이들에게 얼마나 중요한지는 새삼 강조할 필요가 없다.
이에 따라 한국오라클과 SAP코리아는 업종별, 솔루션별 특화된 협력사 전략을 본격 가동하고 있다. 한국마이크로소프트(MS)도 최근 들어 선택과 집중으로 양질의 파트너 양성을 적극 도모하고 있다.
◇업종별·솔루션별 파트너를 특화하라=SMB 시장의 특성은 광범위한 지역에 포진해 있는 다수 업종의 기업을 상대해야 한다는 점이다.
해당 시장을 가장 잘 아는 전문가들이 필요한 것은 말할 나위 없다. 이 때문에 솔루션 업체들은 파트너 선정에서 업종별 특·장점을 갖고 있는 기업이나 지역 영업 노하우를 갖춘 기업들을 우선 꼽는다. 특정 업종에서 출발한 그룹 계열 중견 SI 업체들도 솔루션 파트너사로서 제격이다.
한국오라클은 올초 ‘EBS SE(오라클 e비즈니스 스위트 스페셜 에디션)’ 제품 판매에 대한 협력사로 한국후지쯔를 선정했다. 하드웨어 기반의 SI 업체로서 발전을 꾀하고 있는 한국후지쯔를 전략적으로 활용하자는 계산이다. 유통처럼 한국후지쯔의 노하우가 발휘되고 있는 업종에서 비즈니스 성과를 기대하고 있다.
‘오라클 패스트 포워드’ 형태로 가동하고 있는 업종별 파트너 제도는 제조분야 중 장치산업, 제약, 공공, e금융, 전자, 자동차, 병원 등 7개 업종으로 세분화돼 있다. 현재 넥서브 등 6개사가 활약하고 있다. 이 밖에 DB 총판으로 대상정보통신을 선정, 산하 8개 협력사를 가동하고 있다.
‘mySAP 올인원’에 이어 소기업용 제품 ‘mySAP 비즈니스 원’을 출시한 SAP코리아도 최근 관련 파트너사를 14개로 늘렸다. 해당 산업분야의 특화 솔루션을 적용하는 ‘마이크로 버티컬 솔루션’ 전략을 가동하고 있는 SAP코리아는 무엇보다 전문성을 고려해 기업들을 선별했다. 식음료 분야에 대상정보기술과 ASPN이 활약하고 있는 것을 비롯해 섬유·봉제 산업에 프론티어솔루션, 화학분야에 이수시스템, 운송업에 모바일선택 등 10개 업종으로 구분돼 있다.
◇선택과 집중, 똘똘한 파트너를 육성하라=한국MS는 최근 SMB 시장 파트너 전략을 ‘선택과 집중’으로 변경했다. 외형 확대를 중시하던 이전에 비해 180도 달라진 모습이다. MS 플랫폼 기반의 솔루션을 만드는 솔루션파트너는 작년 170개 내외였는데 최근 다시 심사해 130개 정도로 줄였다. SMB 시장 영업을 담당하는 세일즈파트너 역시 50개 안팎에서 30개 가량으로 선별했다.
이상욱 한국MS 차장은 “지나친 외형 확대가 오히려 제대로 된 지원을 어렵게 만든다고 판단해 질적인 성장을 꾀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현재 한국MS의 주요 파트너사는 세일즈 분야에 다우데이터시스템·소프트뱅크커머스·인성디지털·아이티센네트웍스, 솔루션 분야에는 영림원·뉴소프트기술·코인텍·더존디지털웨어 등이 꼽힌다.
◇파트너 지원 정책 강화=업체들은 제품 출시 전 가장 먼저 신제품 교육을 통해 기술력을 확보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은 물론, 정기적으로 엔지니어 교육을 진행하고 있다. 한국오라클은 한국HP와 LG CNS에 구축돼 있는 ‘오라클 컴퍼턴시 센터(Oracle Competency Center)’를 활용해 RAC(Real Application Server) 등 오라클 제품을 최고의 환경에서 테스트할 수 있게 하고 있다. 또 오라클 파트너 포털인 OPN(Oracle Partner Network)을 통해 협력사 솔루션을 전 세계에 알릴 수 있는 기회도 제공한다.
SAP코리아는 상반기에만 중국과 헝가리에서 파트너 업체들을 대상으로 한 해외 연수를 2회 개최했다. SAP코리아는 AP 지역 솔루션 개발 센터의 지원을 바탕으로 국내 파트너사들이 SAP 코어 솔루션에 개별 기업이 보유하고 있는 산업별 노하우를 얹은 ‘애드 온(Add-on)’ 솔루션을 개발할 수 있도록 적극 지원하고 있다.
외형을 줄인 한국MS는 지원을 강화했다. 우선 솔루션파트너를 대상으로 MS 제품을 평균 48% 할인 공급하는 ‘ISV로열티 프로그램’을 시작했다. 할인은 솔루션 파트너가 SMB 시장에 자사 솔루션과 MS 제품을 함께 공급할 경우에 적용된다. 세일즈파트너에 대한 지원 역시 마진 폭을 늘리고 교육을 강화하는 등 발빠른 행보를 보이고 있다.
신혜선·장동준기자@전자신문, shinhs·djjang@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