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에서 이뤄진 기업용 소프트웨어(SW) 구축 프로젝트가 세계적인 모범 사례(월드 베스트 레퍼런스)로 부각되고 있다.
KT를 비롯해 삼성전자, 코오롱그룹, 한국수력원자력 등이 구축한 SW프로젝트가 다국적 SW 업체에 의해서 세계적인 레퍼런스로 언급되거나 대규모 고객 행사에서 성공 사례로 발표되고 있다.
그동안 하드웨어나 네트워크 장비 분야의 국내 프로젝트가 다국적 기업의 월드 베스트 레퍼런스로 선정된 경우는 있었지만 SW 분야에서 국제적인 인정을 받는 사례는 매우 드물었다.
◇한국의 SW 프로젝트에 세계가 주목=13일부터 미국 애틀랜타에서는 마이크로소프트의 가장 큰 연중행사인 MGB(Microsoft Global Briefing)가 열린다. 세계 각국의 마이크로소프트 직원 6만여명 가운데 약 2만명이 모여 성과와 비전을 공유하는 자리다. 매년 이 행사에서는 베스트 프로젝트를 3개 정도 발표하는데 올해는 KT의 차세대운용관리시스템(NeOSS)이 포함됐다. 이 프로젝트는 KT의 네트워크 및 운용 관리를 닷넷 기반으로 구축한 것이다.
마이크로소프트는 삼성전자의 세계무역포털시스템(GSBN)도 본사 차원에서 높이 평가하고 있다. 마이크로소프트는 본사 웹 사이트에 SW 프로젝트 성공사례를 매달 게재한다. 삼성전자의 프로젝트는 이례적으로 3달 연속 소개됐다.
19일부터 중국 상하이에서 열리는 오라클오픈월드에서도 국내 SW 프로젝트가 성공사례로 소개된다. 그 주인공은 코오롱그룹이 추진한 계열사 ERP 통합 프로젝트다. 이 프로젝트는 코오롱그룹의 계열사별로 다른 ERP를 구축하면서 생긴 비효율성을 없애는 것으로 그룹 전체적인 차원에서 전략적인 경영이 가능한 환경을 만들었다는 평가를 받았다.
이보다 앞서 지난 6월 호주 브리즈번에서 열린 SAP 최대의 행사인 사파이어에서도 우리나라의 한국수력원자력이 구축한 ERP 및 PLM 시스템이 발표돼 참가자의 시선을 끌었다. 한국수력원자력은 이 프로젝트를 통해 향후 10년 동안 1조7000억원의 비용이 절감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높아진 IT 코리아의 위상=이처럼 하드웨어에 비해 상대적으로 글로벌 기업의 홀대를 받았던 국내 SW 프로젝트가 스포트라이트를 받는 것은 그만큼 IT 코리아의 위상이 높아졌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우선 프로젝트 규모가 수백억원 단위로 높아졌으며 프로젝트로 인한 효과도 선진국과 비슷한 수준으로 나타나고 있다. 통상 하드웨어를 중심으로 프로젝트가 진행되면서 SW가 부수적으로 따라가는 수동적 입장에서 SW 업체가 하드웨어 업체를 주도하는 사례도 자주 발견된다.
권찬 한국마이크로소프트 이사는 “과거와 달리 SW 시장에서도 한국의 입지가 매우 높아졌으며 본사 차원에서도 큰 관심을 기울이고 있다”며 “과거와 달리 이제는 본사에 가서도 국내 지사 임직원들이 어깨를 펴고 다닐 정도”라고 설명했다.
또 최신 솔루션을 적극적으로 받아들이는 선진성도 국내 SW 프로젝트를 세계에 알리는 데 한 몫하고 있다. 앞서 말한 KT나 삼성전자의 프로젝트는 닷넷 기반의 웹서비스 프로젝트 가운데 규모뿐 아니라 시기적으로도 매우 앞서 있다. 한국수력원자력 프로젝트도 SAP의 최신 솔루션인 ‘R/3 엔터프라이즈’가 사용된 최초의 프로젝트다.
장동준기자@전자신문, djjang@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