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상반기 e비즈니스 산업은 선두업체들을 중심으로 거래규모를 크게 늘리며 산업을 주도했다고 할 수 있다. 특히 국내 e비즈니스 산업의 대표적인 성공분야로 꼽히고 있는 기업소모성자재(MRO) e마켓플레이스업체들의 경우 전년 동기대비 20%에서 최고 90%이르는 고속 성장세를 구가했다. 그러나 상당수 영세 e마켓업체는 기대만큼의 성과를 내지 못하고 e비즈니스 사업 유보 및 신시장 진출, 또는 폐업에 이르는 부조를 보였다.
이 같은 추세는 올 하반기에도 지속될 것으로 예측된다. 이는 국내 e비즈니스 산업이 3∼5년 가량 지나면서 성숙기에 진입, 어느 정도 진입장벽을 형성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선두 e마켓, 건실한 성장=아이마켓코리아·이상네트웍스 등 한국 e비즈니스산업을 주도하고 있는 e마켓업체들은 올 상반기에도 거래규모를 크게 늘리는 등 선전했다.
MRO와 건설기자재 전문 e마켓인 아이마켓코리아는 올 상반기 MRO부문 3766억원과 건설기자재부문 6300억원 등 총 1조66억원의 거래규모를 세우며, e마켓업체로는 처음으로 반기 1조원 시대를 열었다. 또 철강 e마켓인 이상네트웍스는 상반기 거래규모가 7037억원(추정치)으로 지난해 상반기의 2438억원에 비해 3배 가량 증가했다.
이처럼 선두 e마켓업체들의 거래규모가 크게 늘어난 데에는 거래량 확대에 따른 규모경제의 실현으로 고객사들에 다양한 혜택을 부여한 전략이 호응을 받았기 때문으로 파악된다.
◇후발 e마켓 부진 지속=선두 e마켓업체들이 거래규모를 크게 늘린 데 반해 후발 e마켓업체들은 한계를 겪을 수밖에 없었다. 특히 선두 e마켓업체들이 직접 물류에 나서는 등 서비스를 대폭 강화한 반면 상당수 후발 e마켓업체들은 자금난 등으로 인해 서비스 및 마케팅에 어려움을 겪으면서 고객사 확대에도 난조를 보였다.
이에따라 이들 업체는 중소기업들이 자발적으로 e마켓에 참여하는 시기를 기다리며 솔루션 등 유관시장에 진출하는 등 대안모색에 부심하고 있다.
한편 최근 산업자원부가 추진하고 있는 ‘전자상거래에 대한 부가가치세 감면방안’이 재정경제부의 벽에 부닥쳐 시행 여부가 불투명해진 것도 이들 후발 e마켓업체가 타 분야에 진출하는 배경으로 풀이되고 있다.
e마켓플레이스협의회 이금룡 회장은 “상당수 영세 e마켓업체가 잠재고객사인 기업들의 인식 부족 및 불공정 거래관행으로 고객사 확대를 못하고 있다”며 “기업간 전자상거래에 대한 부가가치세 감면 등의 조치가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글로벌 B2B 가능성 타진=상반기 e비즈업계의 모습 가운데에는 글로벌 B2B의 가능성을 타진하는 노력을 펼쳤다는 점이 꼽힌다. 산자부가 한국전자거래협회를 통해 추진하고 있는 이 사업은 상반기에 전자·공구 등 일부 업종을 중심으로 한·일 양국간 e비즈니스 시범사업이 성공적으로 이뤄졌다. 하지만 대기업의 참여 저조, 오프라인적 요소 잔재 그리고 보안에 대한 미검증 등으로 본격적인 거래발생 시점을 점치기가 힘든 상황이다.
◇B2B 활성화 법률 제·개정안, 지지부진=e비즈니스 산업 활성화의 촉매제로 관심을 모으고 있는 상당수 법률 제·개정안이 부처 이견 등으로 인해 지지부진한 상태다. 주요 제·개정안으로는 전자상거래에 대한 부가가치세 감면방안의 조세특례제한법 반영을 비롯해 정부부처가 전자문서를 이용토록 하는 ‘사인의 전자문서이용 촉진에 관한 법’, 그리고 공인전자문서보관소 지정제도 도입을 골자로 한 ‘전자거래기본법’ 등이 있다. 이 밖에 ‘남북간 전자상거래의 경우 통일부 장관 승인대상에서 예외로 규정해야 한다’는 내용의 남북교류협력법 개정안도 하반기를 기대해야 하는 상황이다.
김준배기자@전자신문, joo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