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디지털TV(DTV)를 정보기술협정(ITA) 대상품목에 편입하고 무관세 제품화하는 방안을 적극 추진중이다. 산업자원부 관계자는 12일 “우리나라가 DTV 강국으로 급부상하면서 제품교역 시 무관세화하는 방법을 통해 전자업계의 세계시장공략에 도움을 주기 위해 이 같은 방안을 추진하게 됐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일단 2∼3년 내 편입을 목표로 DTV를 ITA 대상 품목에 편입하는 일정을 검토중”이라며 “오는 8월 16일까지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사무국에 요청서를 제출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산자부는 ITA 협정국 간에 DTV 무관세화를 인정받을 경우 당장 내수시장에서는 무관세 외산제품의 도입에 따른 영향이 예상되는 반면 세계 시장 공략에 더욱 힘을 받을 수 있을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산자부 관계자는 “DTV의 경우 우리나라에서는 지난 97년에 개발됐고 상용화도 가장 먼저 시작된 거나 마찬가지기 때문에 제품 품질이나 가격 면에서 충분히 경쟁력이 있다”며 “ITA 대상 품목으로 전환될 경우 국산DTV의 시장 지배력은 더욱 커질 것”이라고 설명했다.
삼성전자 관계자 역시 “삼성을 비롯해 국내 DTV 기업들은 경쟁력이 있으므로 관세장벽이 철폐될 경우 해외에서의 위상을 높이는 데 기여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LCD TV 전문 업체인 세비텍 심봉천 사장은 “현지 공장이 없을 경우는 반제품 형태(SKD)로 현지에 보내 직접 조립하는 형태를 띠고 있는데, 만일 무관세 협정이 맺어지면 완제품을 현지로 보내는 것이 반제품 형태보다 물류 기간 및 비용이 줄어들어 훨씬 경쟁력이 강화될 것”이라고 환영 입장을 나타냈다.
산자부 측은 “정식 절차는 세계무역기구(WTO) 산하 ITA위원회에 직접 제출해야 하지만 일반적으로 APEC을 통해 회원국의 의견을 종합해서 ITA위원회에 제출할 경우 더욱 효과적”이라며 “현재 미국·일본 등도 DTV를 비롯한 디지털 전자기기의 ITA대상 품목전환을 꾀하고 있는 상황이어서 의외로 수월하게 대상품목으로 전환될 가능성을 배제하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산자부는 이와 관련, 13일 서울 역삼동 한국전자산업진흥회에서 정준석 생활산업국장 주재하에 삼성전자·LG전자·대우일렉트로닉스 등 10개 DTV관련업계 인사들이 참석한 가운데 열린 ‘DTV 내수 확대를 위한 업계 간담회’에서 특소세 철폐 등 내수 현안과 함께 ITA대상품목 전환을 안건으로 상정, 업계의 의견을 수렴한다.
한편 미국 JP모건 및 한국전자산업진흥회에 따르면 지난해 한국산 DTV의 세계 시장점유율은 약 24%(1079만대 중 245만7000대)였고 올해에는 전체 1709만3000대 중 한국산제품이 26∼27%, 내년에는 전체 2505만대 중 30%를 기록하는 등 국산 점유율이 확대될 것으로 예상된다.
주문정·전경원기자@전자신문, mjjoo·kwjun@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