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름 소재 국산화 급하다

칩온필름(CoF)·테이프 캐리어 패키징(TCP)·편광필름 등 반도체·LCD용 핵심 재료의 국산화가 가속화되고 있으나 정작 이들 재료의 원료가 되는 필름 제품은 대부분 일본 등에 의존하고 있다.

 특히 최근 반도체·LCD 관련 소재의 공급 부족 현상이 일어나는 상황에서 기본 필름 소재의 해외 의존은 납기 대응 및 가격 경쟁력에도 영향을 미친다는 우려의 소리가 높다.

 12일 업계에 따르면 CoF의 경우 국내 업체들이 기판 개발에 적극 나서고 있으나 기판의 원재료가 되는 동박적층필름(CCL)은 일본에 대부분 의존하고 있다. 이 제품에 대한 원천기술은 신일본제철화학의 에스파닉스가 갖고 있기 때문이다.

 세트 업체들이 에스파닉스 소재를 요구함에 따라 CoF를 개발하고 있는 국내 업체들은 신일본제철화학 제품을 쓸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이 때문에 CoF 기판에서 CCL이 차지하는 원가 비중은 30%에 이르는 것으로 추산되고 있다.

 LG화학·에이스디지텍 등 국내 업체들이 최근 앞다퉈 생산을 늘리고 있는 편광필름도 원소재인 PVA필름과 TAC필름은 일본으로부터의 수입에 의존하고 있다. 이들 필름은 주로 일본 구라레이나 후지 등으로부터 공급받고 있다. 국내 업체들은 공급선 다변화와 국산화를 희망하고 있으나 국내 업체들이 LCD용 편광필름에 필요한 특성을 맞춰주지 못해 아직 수입에 의존하는 형편이다. 최근 관련 업계에는 TAC필름 공급 부족에 따른 편광필름 쇼티지 현상도 우려되고 있다.

 TCP 패키징에 쓰이는 테이프 필름도 일본 의존도가 높은 상황이다. PDP용 TCP 업체인 크로바하이텍은 일본 신도와 계약, 필름을 공급받고 있다. 스템코, LG마이크론 등이 일부 생산하고 있으나 아직 시장점유율은 낮은 편이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고집적 반도체 기판 등은 반도체·화학·재료공학의 종합 기술력이 필요하며 정밀한 특성과 기능성이 요구된다”며 “산업 생태계의 하단에 해당하는 이들 필름 소재 기술력을 높이는 것이 경쟁력 강화의 주요소”라고 말했다.

 한세희기자@전자신문, hah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