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임 장관의 ‘인사청탁설’과 차관인사로 이어진 문화관광부 내 장·차관 취임 소용돌이가 일단락되면서 문화산업 육성책이 급물살을 탈 것으로 보인다. 특히 장·차관이 동시에 바뀌어 문화산업정책에 변화가 오지 않겠느냐는 일부의 우려와 달리 국회의 문화통인 정동채 장관과 문화부(문교부)에서만 25년 가까이 근무한 배종신 차관과의 호흡은 그 어느 장·차관팀보다 두드러질 것이란 전망이다.
신임 정동채 장관은 “기초예술을 강화해 문화산업을 이끌겠다”고 취임사에서 밝혔듯이 기초예술과 문화산업을 ‘둘이 아닌 하나로 인식’하고 있다. 그동안 기초예술과 문화산업이 별개로 인식돼 정책 추진에 따라 한 부문은 소외당해 온 것이 사실이다. 하지만 정 장관은 기초예술과 문화산업의 경계를 없애 상호 유기적인 관계를 만들어 나가겠다는 의지다. 기초예술과 문화산업을 연계해 육성 추진할 경우 규모면에서 ‘1순위 산업’으로 정책적 무게를 더하게 된다.
정 장관은 취임 후 국회일정에 밀려 아직 국별 업무보고도 제대로 받지 못한 상태다. 그러나 국회 문광위 ‘8년 고참’으로 문화부 내부사정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다. 현안도 가장 정확하게 파악하고 있다. 특히 문화산업 육성에 대해 상임위 시절부터 강조해 온 만큼 앞으로 문화부 정책결정에서 문화산업의 입지는 더욱 넓어질 것으로 보인다. 신임 배종신 차관역시 체육 전문가로 문화부 내 활동반경이 넓은 만큼 장관과의 ‘내외 조율’이 이루어질 경우 업무추진력에 힘을 싣게 될 전망이다.
◇산업적 마인드 확고=이경윤 정책보좌관은 “바쁜 일정으로 인해 아직 업무보고를 받지 못해 문화산업 육성에 대해 책임있는 답변을 할 처지가 못된다”며 “그러나 문화산업 육성에 대한 장관의 입장은 확고하다”고 말했다.
문화산업이 신경제 견인차 역할을 할 것이라는 확신에 차 있다. 확신은 정책에 반영된다. 따라서 정 장관이 이끄는 문화산업은 조만간 가시적인 성과를 보여줄 가능성이 적지 않다. 이번 정 장관의 취임에 대해 일부 ‘언론개혁’의 2기 과정이라는 평가도 있지만 문화산업적 측면에서는 성장에 응원을 더하는 정책이 이어질 것이라고 평가하고 있다.
문화산업국 한 관계자는 “이창동 전 장관 시절에는 문화산업적 측면보다 순수예술 정책에 ‘우선’이 주어진 것이 사실”이라며 “굳이 색깔을 따지자면 이번 정 장관은 산업적 마인드나 그동안의 주장으로 미루어 문화산업에 대한 정책적 지원은 분명 크게 나타날 것”이라고 말했다.
◇조직개편 곧 단행할 듯=문화산업 정책 현안은 크게 대 정통부 관계, 조직개편, 관련법 제·개정으로 나뉠 수 있다. 정통부와의 관계는 최근 감사원의 감사결과가 가장 큰 이슈로 등장할 전망이다. 또 이중 심의문제 역시 현안이다. 3선 의원 출신의 정 장관은 정치적 해결 능력이 뛰어난 만큼 이번 현안 역시 생각보다 빨리 해결될 가능성이 적지 않을 것으로 문화부 관계자들은 기대하고 있다. 지난 4월 단행할 예정이었던 조직개편도 조만간 이루어질 전망이다. 이미 문화부 내 조직개편에 대한 ‘설’들이 나돌고 있고 현안부터 우선 정리한다는 것이 정 장관의 입장으로 조직개편은 급물살을 탈 것으로 보인다. 그밖의 관련법 제·개정은 정책적 일관성을 강조하는 정 장관의 의지로 볼 때 무리없이 진행될 전망이다.
신임 배종신 차관 역시 문화부 내 토박이로 각 실무 국·과장과 정책의지 및 의사소통의 합일점을 찾기 쉬워 그 어느 장관 때보다 문화산업 진흥의 힘을 실을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이보경 문화산업국장은 “정동채 장관은 국회 문광위원으로 8년간 활동해서 누구보다 현안 문제를 잘 알고 있어 업무별 상황 파악시간은 그리 길지 않을 것”이라며 “정책적 일관성은 유지한다는 방침으로 그동안 지연되었던 현안문제 처리가 빨라질 것으로 전망된다”고 말했다.
이경우기자@전자신문, kwle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