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산업 5대 강국 실현 위해 선진국형 완성보증제 도입을"

문화산업 5대 강국을 실현하기 위해서는 ‘문화산업 완성보증제도’의 도입이 반드시 필요하다는 의견이 제기됐다. 미국·영국 등 문화강국은 이미 이 제도를 채택해 큰 성과를 거두고 있고 일본도 최근 관련 연구사업을 완료하고 발빠르게 움직이고 있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문화관광부는 최근 전국경제인연합회 산하 문화산업특별위원회와 금융감독위원회 등과 함께 미국·영국·일본·뉴질랜드 등 4개국을 방문하고 문화산업 완성보증 실태를 조사해 그 도입필요성을 강조한 보고서를 냈다.

 ◇발빠르게 움직이는 해외 문화선진국=문화부 보고서에 따르면 미국과 영국에서는 영화제작시 완성보증이 필수적으로 적용되고 있다. 대규모의 제작비가 투입되는 블록버스터 영화가 많고 사전 판매가 일반적이기 때문이다.

 해외합작 영화의 증가도 완성보증제도 활성화에 기여했다. 평균 제작비 5000만∼6000만달러의 대작 영화에 집중투자하는 미국의 ‘유니온 뱅크’는 완성보증을 받은 영화에만 자금을 투자하고 있으며 영국의 ‘영화금융회사(FFI)’는 세계적으로 연간 200∼250개의 영화를 보증하는 등 이 두 나라에서 완성보증은 자리를 굳건히 하고 있다. 이들 국가의 완성보증업체들은 작품 보증의 위험을 줄이기 위해 타 보험사에 100% 재보험 가입을 하거나 철저한 심사와 사후관리를 수행하고 있어 완성보증을 도입하려는 우리나라의 좋은 벤치마킹 대상이 되고 있다.

 주로 업계 스스로 자금을 조달해오던 일본이 경제산업성 주관으로 지난해 7월부터 올해 3월까지 ‘일본형영화완성보증 관련 조사연구보고서’를 완성했다는 점은 시사하는 바가 크다. 이는 정부차원에서 문화산업 육성을 외치는 우리나라를 겨냥한 것으로 ‘한국 정부를 본받으라’는 일본 기업들의 원성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일본은 공제조합 형태로 완성보증 도입을 추진하되 민간이 주도하고 정부는 이를 간접지원할 방침이다.

 ◇인식 전환이 급선무=올초 정부가 ‘문화산업 완성보증제도’를 처음 발표했을 때만 해도 업계의 기대는 매우 컸다. 전경련까지 나서 문화산업에 대한 지원을 약속하고 완성보증을 적극 추진하겠다고 밝혔으니 제도가 금방이라도 도입될 분위기였다. 하지만 은행 등 금융권의 문화산업에 대한 인식 부족과 문화산업 관련 보험시스템 미비, 배급망 독점 등의 문제는 문화산업 완성보증제도의 추진에 걸림돌로 등장했다. 다행히 최근 재정경제부가 문화산업 완성보증의 ‘도입 자체’에 대해서는 인정하는 분위기로 돌아서면서 올해 말을 목표로 하는 완성보증사 설립에 속도가 붙고 있다.

 문제는 역시 인식 전환이다. 완성보증제도 자체에 대한 인식은 많이 나아졌지만 도입 수준이나 방식이 기대에 못 미칠 경우에는 활용성이 떨어져 ‘껍질뿐인 제도’가 될 수도 있기 때문이다. 영화에 집중되고 있는 완성보증제도에 대한 논의를 전체 콘텐츠로 확대하는 방안도 서둘러 마련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최근 몇 년 간의 호황으로 대형 투자사들이 존재하는 영화산업보다는 제작비 마련에 애를 먹고 있는 애니메이션·게임·캐릭터 산업 등에 집중해야 국가 전체적으로 더욱 큰 효과를 볼 것이라는 설명이다.

 문화부 문화산업정책과의 조창희 과장은 “이번 4개국 시찰의 수확은 문화산업 완성보증이 실제로 산업 발전에 큰 역할을 하고 있음을 확인한 것”이라며 “해외기업과의 지속적인 교류를 통해 문화산업 완성보증제도의 틀을 완성해나가겠다”고 말했다.

 정진영기자@전자신문, jychun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