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상반기 정보가전 시장은 한마디로 ‘내수침체 지속, 수출은 사상 최대’로 요약될 수 있다.
극심한 내수경기 위축으로 AV기기와 생활가전 시장이 작년에 비해 10% 이상 역신장하는 등 힘든 상반기를 보냈다. 반면 수출 시장은 사상 최대 실적을 기록하며 승승장구했다. 이에 힘입어 삼성전자와 LG전자는 1분기 각각 14조원과 5조9000억원의 매출을 달성했다. 특히 삼성전자는 영업이익 4조원을 돌파하며 최고 실적을 기록했다. 조만간 발표될 2분기 실적 역시 사상최대를 기록할 것으로 전망된다.
대기업뿐 아니라 유럽등지에 LCD TV 등을 수출하는 중소기업도 큰 폭의 성장세를 기록하고 있다. 이 같은 실적은 내수 경기 침체에도 불구하고 점점 살아나는 세계 경기와 유로화 환율 상승, 국내 기업의 브랜드 이미지 제고 등으로 해외 판매가 크게 늘어났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정보가전 분야에서 상반기 두드러진 성과 중 하나는 홈네트워크 상용화가 본격적으로 시작됐다는 점이다. 정부가 추진중인 디지털홈 시범사업이 하나 둘 개통식을 갖고 모습을 드러내기 시작했다.
이와 함께 가전업체들의 사업 구조조정도 이슈로 떠올랐다. 삼성전자가 생활가전 공장을 광주로 이전키로 하고 본격적인 작업을 시작한 데 이어 전자레인지는 중국에서조차 생산을 중단하기에 이르렀다.
상반기 내수 시장은 품목별로 보면 명암이 엇갈렸다. 디지털TV 시장은 지루하게 지속된 방식 논쟁으로 수요를 확대시키기에 부족했다. 그러나 미국식으로 전송방식이 확정되면서 올 하반기에는 큰폭의 시장 확대가 기대된다. MP3플레이어와 함께 소형 디지털 기기 시장을 이끌어 왔던 디지털카메라 시장은 성장세가 다소 주춤했다. 디카 시장은 매년 거의 100%씩 성장해 왔지만 6월부터는 성장세가 다소 둔화됐다고 업계에서는 보고 있다. 올해 디카 시장은 약 125만대 규모를 형성할 것으로 예상된다.
MP3플레이어는 MP3폰, MP3 음악파일 저작권 분쟁 등 시장악재에도 불구하고 높은 성장세를 이어갔다. 올 상반기 내수시장 규모는 작년동기 60만∼65만대에 비해 50% 가량 성장한 90만∼95만대로 추산되며, 이 가운데 레인콤과 삼성전자의 판매량은 80만여대에 달한 것으로 조사됐다. 이처럼 레인콤, 삼성전자가 국내 MP3플레이어 시장에서 독과점 체제를 굳히면서 상대적으로 중소기업의 입지는 약화되고 있다.
올 1분기 회복세를 보였던 PC 시장은 5월 이후 PC 판매량이 급격히 줄어들면서 작년동기대비 소폭 신장세를 기록했다. 데스크톱 시장은 현주컴퓨터의 영향으로 삼성전자, 주연테크 등 국내 업체들이 반사이익을 봤으며 외국계 PC업체들도 상당한 약진을 보였다. 특히 노트북PC 시장의 경우 LG IBM, 도시바코리아가 각각 시장점유율 2, 3위를 기록하는 등 노트북 시장의 판도변화가 두드러졌다.
품목별로는 노트북에서 센트리노 기종이 전체 판매량의 85∼90% 이상을 차지했다. 하반기 PC시장은 인텔의 2세대 센트리노 CPU ‘도선’ 및 마이크로소프트의 XP2 에디션이 시장에 다소 영향을 미칠 변수로 예상된다.
텔레매틱스 시장도 올 상반기에 빛을 발하기 시작했다. 현대자동차·SK에 이어 KTF가 가세함에 따라 텔레매틱스 서비스 시장이 활기를 띠기 시작했으며, LG전자·현대오토넷 등 단말기 업체들의 움직임도 빨라졌다. 프린터 시장의 경우 픽트브리지 기술 채택 제품이 늘어나고 있으며 디지털복합기의 아날로그 복사기 대체속도도 빨라지고 있다.
전경원·김원석기자@전자신문, kwjun·stone20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