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켓인사이드]삼성테스코와 신바레이션

 지난주 삼성테스코에서는 의미 있는 행사 하나가 열렸다.

 외부에 알려지지는 않았지만 테스코 본사의 모든 보드 멤버가 참여하는 글로벌 회의가 이곳 삼성테스코 본사에서 열린 것이다. 이 자리에는 테스코 회장을 비롯해 각 나라 지역 대표, 핵심 이사회 멤버가 모두 참석했다. 매년 한번 열리는 테스코 전략 회의가 한국에서 열리기는 이번이 처음이다. 상당히 비중 있는 자리이었음에도 사전에 철저하게 정보를 통제해 사실 이를 알고 있는 사람은 극소수에 불과했다. 테스코 내부 저녁 만찬 모임에 이례적으로 산자부 장관까지 참석해 삼성테스코의 달라진 위상을 실감케 했다.

 테스코는 주지하다시피 월마트와 까르푸에 이어 전세계 유통 시장을 좌지우지하는 세계적인 유통업체다. 영국에 본사를 두고 있으며 전세계에 900여개의 점포를 가지고 있다. 2001년 매출이 45조원에 달했으며 종업원 수만 해도 30만명을 넘어선다. 특히 테스코는 기업 규모 뿐 아니라 다양한 사회 공헌 프로그램으로 ‘영국의 자존심’이라 불리고 있다. 영국에서 가장 존경 받는 기업으로 뽑힐 정도로 영국을 대표하는 글로벌 기업이다.

 국내에는 삼성과 합작으로 지난 99년 삼성테스코로 출범했다. 이에 앞서 97년 독자적으로 1호점인 대구점을 오픈했지만 99년이 사실상 테스코 진출 원년이다. 올해로 꼭 진출 5년째다. 후발 주자임에도 신세계 이마트에 이어 매출 면에서 2위를 달리고 있으며 선도적인 마케팅 기법으로 할인점 시장에 돌풍을 일으켰다. 전세계 테스코 진출 국가 중 매출 면에서 3위를 달릴 정도로 테스코 본사에서 거는 기대도 남다르다. 매년 본사에서 열리는 글로벌 회의를 한국에서 개최한 것도 그 만큼 삼성테스코의 위상이 달라졌다는 방증이다.

 여기에는 이승한 사장의 독특한 경영 철학이 한몫했다. 신바람과 래셔널(Rational·합리)을 합친 ‘신바레이션’을 모토로 괄목할 만한 성장을 이뤄내는 토대를 만들었다. 신바레이션은 한마디로 직원이 신바람이 나야 서비스도 향상되고, 매출도 오른다는 것이다.

 비록 삼성 테스코의 경영 모토지만 경기 불황으로 잔뜩 움츠린 유통업계에 시원한 신바람이 한번 불었으면 하는 바람이다.

  강병준기자@전자신문, bjkan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