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AIST `노벨상 효과` 부푼 기대

14일 노벨물리학상 수상자인 로버트 러플린 총장의 취임식을 한 한국과학기술원(KAIST)이 선진 외국 대학의 시스템을 성공적으로 접목시킬지에 촉각이 모이고 있다.

 더욱이 이번 외국계 총장 영입은 국내 이공계 연구대학사상 전례가 없는 일인 데다 KAIST가 국내 대학을 개혁하는 신호탄으로서의 실험 모델이 될 전망이어서 과학기술계는 물론 교육계 전체가 관심 어린 눈으로 지켜보고 있다.

 ◇취임에 따른 기대감=KAIST발전중장기 계획안에 따르면 2010년까지 세계 10대 대학에 진입하는 것이 목표지만 자체역량 부족이 지적돼 왔다. KAIST는 러플린 총장의 취임을 계기로 대학 이미지가 한 단계 업그레이드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교수들의 역량이 높아졌고 글로벌 리더 양성을 기본 교육 방침으로 도약해 왔지만 세계적인 흐름을 국내 파악해 대처하지 못해 온 점을 보완, 그동안 세워놓았던 세계 초일류 연구중심 대학으로의 발전 방안을 구체화할 기폭제를 마련할 것으로 보고있다.

 박오옥 처장은 “이제는 KAIST에 대해 별다른 설명없이 명함만을 내밀어도 세계 어느 곳에서든 통할 것”이라며 “이번 기회를 세계적인 대학으로 발돋움하는 계기로 삼아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발전관건은 재원=KAIST의 새로운 도전을 성공적으로 이끄는 관건은 연구환경 개선과 재원마련 등 크게 2가지다.

 우선 약 500억원으로 추정되는 연구환경 개선용 인프라 구축 비용을 어떻게 마련하느냐가 숙제다. 러플린 총장은 이미 KAIST에서 새로운 실험을 위한 나름대로의 개혁 프로그램을 갖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으며, 이를 위해 정부 측에 700억원 가량의 특별 예산 지원을 요청한 바 있다.

 또 하나는 과기계 전문가들이 지적하고 있는 바대로 매너리즘에 빠져있는 행정 및 연구 시스템을 어떻게 전면개혁하느냐다.

 대덕연구단지의 한 원로 과학자는 “그래도 KAIST가 국내에선 잘하고 있는 줄 알지만 세계 수준에는 한참 뒤져 있다”며 “상업성 위주의 단기 수행 과제도 창의적인 중장기 과제 연구로 전환해야 할 것”이라고 주문했다.

 이외에도 △제대로 된 연구성과의 배출 시스템 마련 △ 인센티브 차등 폭 확대 등을 통한 교수인력의 경쟁 유발 △ 교수들의 고유 영역을 깬 학문 융합화의 가속화 등이 KAIST가 풀어야할 과제로 지적되고 있다.

  대전=박희범기자@전자신문, hbpark@