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 듀폰이 한국·대만·중국에 잇달아 전자재료 관련 R&D센터 건립을 추진, 아시아 전자시장을 겨냥한 듀폰의 행보가 주목받고 있다.
세계적 화학 및 전자재료업체 듀폰의 현지화 전략이 눈길을 끈다.
듀폰은 최근 우리나라, 대만, 중국에 R&D센터 설립을 추진하고 있다. 화학 및 전자재료업체 듀폰이 이들 세 나라에 관심을 쏟는 것은 미래 첨단 전자제품 주요 생산 기지로 자리를 굳히고 있기 때문이다.
듀폰이 설립하는 R&D센터의 면면을 살펴보면 듀폰의 현지화전략이 확연히 드러난다.
먼저 올 10월 경에 우리나라에 건립될 R&D센터는 디스플레이 및 반도체, 휴대폰용 전자재료의 연구를 담당한다. 모두 우리나라 산업을 이끄는 주력 상품이다. 듀폰은 PDP·휴대폰·반도체·PCB용 재료 등을 개발하고 국내업체 필요에 맞게 현지화를 추진할 예정이다. 세부계획으로는 삼성과 FED 기술을 공동 개발하고 디스플레이 분야에서 국내 업체들과의 협력을 강화할 방침이다. 이를 위해 한국 R&D센터에 본사 연구인력을 파견하고 현지 채용도 실시할 계획이다.
이달 말 대만 신주과학단지 내에 건립되는 R&D센터 역시 대만의 반도체 및 FPD업체들에 대한 지원 기능을 수행하게 된다. 듀폰은 현재 대만 7개 공장에서 반도체·디스플레이 및 휴대폰 재료, 연성PCB 등을 생산중이다. 이 회사는 대만에서 디스플레이 관련 재료 생산을 올해 3배로 늘이는 등 사업을 확대하고 있어 R&D센터의 역할이 커질 전망이다.
2006년 중국 상하이에는 1500만달러 이상을 투자한 대규모 R&D센터가 건설된다. 중국 R&D센터는 200여명의 인력을 채용, 전자 분야뿐 아니라 화학 등 여타 분야까지 포함하는 대형 R&D센터로 육성한다는 계획이다. 가능성이 큰 중국시장을 사전에 확보하기 위한 일종의 보험과도 같은 전략이다.
듀폰의 R&D센터는 연구개발 보다는 마케팅쪽에 더 치우쳐 있다. R&D센터보다는 듀폰 해외 마케팅 전담 창구라는 표현이 적당하다. 듀폰은 우리나라를 포함한 3개국에서 반도체·디스플레이 관련 전자재료 수요가 급증하고 있는 것에 주목한다. 현장에서 반도체, 디스플레이, 휴대폰업계가 원하는 전자재료가 무엇인지를 파악해 신속히 공급하겠다는 것이 목표다. 전세계에 걸쳐 75개의 연구 시설을 운영하고 있는 듀폰이지만 그간 아시아 지역에서는 일본 R&D센터가 유일했기 때문이다.
듀폰코리아의 한 관계자는 “듀폰의 R&D센터 건립은 한국·대만·중국 시장의 중요성을 인정한 것”이라며 “현지 업체들의 필요에 맞는 전자재료를 공급, 수요업체의 경쟁력 강화에 기여할 것”이라고 말했다. R&D센터가 아니라 마케팅 창구임을 인정한다는 말이다. 듀폰의 아시아 현지화 전략은 이렇게 시작됐다.
한세희기자@전자신문, hah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