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상파DMB 4자 협의체`결성 의미와 전망

KBS·MBC·KTF·LG텔레콤 등 4자 협의체 결성은 지상파DMB 경쟁력 강화로 이어져 향후 ‘위성DMB vs 지상파DMB’ 간 역학 구도에 상당한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지상파DMB 진영 입장에선 무엇보다 KTF·LG텔레콤이라는 이동통신사업자를 우군으로 끌여들였다는 성과가 있다. 그동안 고민했던 ‘갭필러·리피터’ 문제 해결의 실마리도 찾았다. 또 지상파DMB의 이동통신서비스와 지상파DMB폰이라는 두 마리 토끼도 동시에 품에 안게 됐다. 하지만 이동통신사업자가 지상파DMB에서 얻을 수 있는 수익모델을 제시해야하는 과제도 안고있다. 무료방송인 지상파DMB의 경우 위성DMB처럼 유료방송 수익을 나누는 등의 해결책이 없기 때문이다.

 ◇‘4자 협의체+α 가능’=지상파DMB 준비사업자인 KBS와 MBC가 주도적인 위치에 서고, KTF와 LG텔레콤이 지원군으로 자리매김할 전망이다. 당초 4자 협의체 구성의 주체로 움직였던 KT는 출범에는 참여하지 않고 대신 KTF를 멤버로 참가시킬 예정이다. KT의 장기숭 상무는 “첫 회의때는 KT쪽이 참여했지만 실제 협력은 이동통신사업자가 할 일이 더 많다”며 “KTF가 역할을 할 것”이라고 말했다.

 차량용 지상파DMB 단말기 시장에 관심이 많은 현대자동차, 현대모비스 등이 추가로 참여할 가능성도 열려있다. KBS의 관계자는 “현대자동차와 현대모비스의 경우 고속도로에서의 원할한 수신을 위한 옥외형 중계기(갭필러)에 관심이 많다”며 “아직 결정되지 않았지만 옵서버 형식을 빌어 참가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동통신사업자의 힘=지상파DMB의 경우 수도권 옥외 지역 수신은 주요 지역에 갭필러 30∼40개선에서 해결가능할 것으로 전문가들은 예상한다. 그러나 건물 내부에서 원활한 수신을 하기 위해서는 이동통신사업자처럼 증폭기(리피터)를 촘촘하게 깔아야 한다. 대략 3000대 정도가 필요하며 대당 1000만원으로 계산하면 300억원 규모다. 무료방송인 지상파DMB로서는 부담이 되는 투자다. 방송사측 관계자는 “투자도 투자지만 이를 유지·관리·보수하는 노하우가 방송사엔 없어 사실상 운영이 어렵다”고 토로한다.

 이미 협의체 내에선 KTF와 LG텔레콤이 리피터를 대신 깔아주고 그 대가로 일정 금액을 받는 모델이 논의되고 있다. LG텔레콤 관계자는 “이동통신사업자들이 어떤 식으로 (무료방송인)지상파DMB에서 수익을 창출해낼지가 고민”이라고 말했다.

 ◇지상파DMB폰 활성화 ‘기대’=KTF와 LG텔레콤이 지상파DMB 지원을 가시화하면서 삼성전자·LG전자·팬택앤큐리텔 등 휴대폰업체들의 지상파DMB폰 개발이 활기를 띨 전망이다. 본지 6월 30일 1면 참조

 이미 LG텔레콤이 LG전자에 일정 수준의 ‘지상파DMB폰 물량 개런티’를 지불했다는 소문이 돌고 있는 것도 같은 맥락이다. MBC의 관계자는 “지상파DMB폰 개발에 LG전자가 적극적으로 나서면서 삼성전자보다 앞서가고 있다”며 “삼성전자가 이에 자극받은 상황”이라고 전했다.

 ◇이통사 수익모델 ‘여전히 과제’=KTF나 LG텔레콤 입장에선 SK텔레콤이 주도하는 위성DMB를 어느 정도 견제할 수 있는 카드 역할을 한다. 지상파DMB를 지원할 경우 얻을 수 있는 반대급부가 ‘짭짤하다’는 판단이다. 최근 이통사와 위성DMB 준비사업자인 티유미디어 간 위성DMB 수익 배분 협상에서 티유미디어 측이 양보안을 제시한 것도 이 같은 이통사의 지상파DMB 편들기를 의식했다는 해석이다.

 KTF·LG텔레콤으로선 이와는 별도의 수익모델을 바라고 있다. 리피터 이용료 명목으로 지상파DMB폰에 대한 3000원 가량의 부과 검토가 그것이다. 이통사에선 이와 함께 지상파DMB와 병행한 부가 서비스 개발도 고려하고 있다.

 그러나 무료방송인 지상파DMB를 통해 이용자에게 요금을 부과하는 방안은 앞으로 방송위원회·정보통신부 등과의 협의를 거쳐야하는 만큼 협의체의 의도대로 풀릴지는 의문이다.

 성호철기자@전자신문, hcsun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