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계반도체업체 `뜨거운 구애`

한국의 디지털TV(DTV) 제조업체들을 향한 유수 반도체업체들의 구애가 뜨겁다.

 최근 국내 DTV 표준이 미국식으로 확정되면서 삼성전자, LG전자를 비롯한 세계적인 경쟁력을 갖춘 국내 세트제조업체들의 행보에 보조를 맞추기 위해서다. 한국 시장 선점은 곧 미국식 DTV 시장의 석권을 의미하고 있어 외산 반도체업체들의 시장 경쟁은 더욱 치열해질 전망이다.

 15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ST마이크로, 필립스, 인피니언, TI, 아나로그디바이스 등 유수 반도체 회사들이 DTV용 칩 시장 석권을 위해 첨단 반도체로 무장하고 DTV 시장 영업을 강화한다.

 ST마이크로한국지사(대표 이영수)는 미국 방식이 표준으로 채택됨에 따라 자사의 DTV100 솔루션을 전면에 배치하고 시장 개척에 나선다. DTV100은 아날로그, 디지털 또는 양쪽 모두에 대해 SD 신호 두 개를 동시에 수신 및 디코딩할 수 있으며 고선명(HD) 비디오 프로세싱과 아니라 MPEG2 HD 압축해제를 지원한다.

 이 회사 관계자는 “ST는 DTV 원칩 솔루션 개발을 마치고 국내 주요 DTV 제조사들과 접촉하고 있다”며 “하반기 중 샘플을 출시하고 내년에 양산에 돌입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인피니언테크놀러지스코리아(대표 채종욱)는 ATSC DTV에 사용가능한 튜너IC로 국내 DTV 시장 공략을 강화한다. 인피니언은 “DTV용 튜너 IC와 관련해 경쟁사에 비해 제품을 일찍 출시, 현재 세계 시장의 80%를 점유하고 있으며 잡음 특성이 뛰어나 가전 회사로부터 좋은 평가를 받고 있다”고 전했다.

 TI코리아(대표 손영석)는 DTV 시장을 위해 지난해 이미 저전력, 초소형 혼합신호 비디오 디코더 개발을 마쳤다. 이 칩은 DTV에서 NTSC, PAL, SECAM 비디오 신호를 디지털 컴포넌트 비디오 방식으로 변환시키는 역할을 한다. 회사 관계자는 “별도의 USB 전원을 사용할 필요 없는 비디오 디코더를 선보인 것은 TI가 유일하다”고 말했다.

 필립스전자(대표 신박제)도 자사의 넥스페리아 기술을 이용, 아날로그 방식과 디지털 방식을 단일 플랫폼에서 제공할 수 있는 칩세트를 공급한다. 회사 측은 국내 시장 공략 강화를 위해 신제품 등과 함께 하반기 중 자사의 TV 관련 솔루션을 알리는 행사를 진행할 계획이다.

 아니로그디바이스코리아(대표 전고영)는 DTV 시장에 새롭게 진출한다. 아나로그디바이스는 전공인 아날로그 기술을 활용, DTV로 들어온 아날로그 정보를 디지털로 전환해주는 칩 등으로 그동안 미크로나스 등이 점유한 시장을 공략할 방침이다. 회사 관계자는 “현재 SD급과 HD급을 단일 칩에서 지원하는 솔루션을 유일하게 개발하고 하반기 중 양산에 들어가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김규태기자@전자신문, sta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