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출연연구기관의 신규 인력 선발에 국내 이공계 명문대학 출신자들이 대거 몰려들고 있다.
18일 과학기술계 및 출연연에 따르면 지난 상반기 연구 인력을 채용한 한국과학기술정보연구원과 한국생명공학연구원, 한국항공우주연구원 등에 해외 유명대학 졸업자를 비롯한 한국과학기술원(KAIST), 정보통신대학교(ICU), 포항공대 출신자들이 몰려 치열한 경쟁을 펼친 것으로 나타났다.
이 같은 국내·외 고급 두뇌의 출연연 쏠림 현상은 국내 경기의 하락에 따른 대기업 연구소의 인력 충원이 급감한데다 정부의 이공계 육성정책으로 인해 흔들리던 출연연이 상대적으로 안정화되고 있다는 인식 확산에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한국과학기술정보연구원(KISTI 원장 조영화)이 지난 달 채용한 연구인력 15명 가운데 87%인 13명이 KAIST, ICU, 포항공대 등 국내 이공계 명문대 출신자로 조사됐다. 이 인력선발에는 전국 각 대학에서 101명이 지원, 6.7대1의 치열한 경쟁률을 보였다.
또 지난 5월 한국생명공학연구원(KRIBB 원장 양규환)이 실시한 연구원 공개 채용에는 미국 하버드대, 스탠퍼드대, U.C 버클리대 등 유명 해외파를 비롯한 서울대, KAIST, 포항공대 등에서 수학한 고급 두뇌가 몰렸다. 경쟁률도 18명 모집에 122명이 지원, 6.7대 1을 기록했다.
항공우주연구원(KARI 원장 채연석)도 연구인력 22명 선발에 238명이 지원, 10대 1의 경쟁률을 보였다. KARI의 항공우주, 기계, 산업공학, 헬리콥터 설계 분야 인력 선발에는 모스크바 국립항공대, 미국 텍사스 A&M대, 일리노이 주립대, 호주 캘거리대, 일본 교토대 등 해외 유명대학 출신자들이 대거 응시원서를 제출했다.
이외에 한국기계연구원(KIMM 원장 황해웅)의 공채에서도 미국 퍼듀대학, 독일 카이저스라우터른대, 일본 교토대학, KAIST 등 국내외 유명 대학의 박사학위 소지자들이 지원하는 등 해외 유학파의 국내 일자리 입질이 잇따르고 있다.
출연연 관계자는 “정부출연연구기관이 지난 IMF로 잃어버린 명성을 되찾을 수 있는 절호의 기회가 만들어지고 있는 것은 사실”이라며 “그러나 일각에서는 이들 고급 두뇌들이 출연연을 대학이나 더 나은 직장으로 옮겨가는 징검다리로 이용한다는 지적도 없지는 않다”고 말했다.
대전=박희범기자@전자신문, hbpark@