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 삼성전기·삼성SDI·LG이노텍 등 대형 부품 업체들은 지금 ‘공부중’. 사진은 부산대학교 재료공학부 조영래 교수가 삼성전기 영업사원을 대상으로 전자패키지에 대한 강의를 진행하고 있는 모습.
한여름 삼성전기·삼성SDI·LG이노텍 등 대형 부품 업체가 ‘공부’에 빠졌다.
학습 내용은 글로벌 시대에 맞는 인재상. 이들 회사는 글로벌 기업으로 성장하려면 고도의 전문지식을 갖춘 글로벌형 인재가 필요하다는 생각에 여름 공부에 들어갔다.
이들이 공부에 빠진 이유는 선도기술 관련 인프라가 취약하다는 점 때문이다. 성장동력을 학습을 통해 얻겠다는 CEO의 판단에 직원 모두 ‘한참 공부중’이다. ‘배워야 산다’가 이들의 슬로건이다. 교육 담당 강사는 대부분 외부이다. 한국과학기술원(KAIST) 교수 내지는 전문 연구원들로 수준 높은 교육이 실시된다. 자체교육 중심이었던 기존 교육시스템과는 강도가 다르다.
삼성전기(대표 강호문)는 2010년 세계 톱 종합부품 업체 등극을 목표로 비 이공계 출신의 영업 사원을 대상으로 312 시간의 기술 교육을 실시중이다. 반 엔지니어 수준의 지식을 겸비한 영업 인력을 배출함으로써 고객들과 기술적인 대화를 자유롭게 구사하고 최신 기술 동향을 전달, 매출 증대를 도모한다는 게 교육 목적이다. 이 회사는 교육과정을 아예 한국과학기술원(KAIST) EMDEC에 위탁했다.
커리큘럼은 RF분야·전자소자·정밀기기 및 광학·전력전자 등으로 구성, 삼성전기가 생산하고 있는 제품에 대한 공통 기술과 유사 기술에 대한 내용이 포함됐다. 영업 사원들은 다양한 시각에서 접근, 고객의 요구를 파악할 수 있는 능력을 갖추게 된다.
이 회사는 기판사업부의 영업·생산·개발·품질 등 인력을 대상으로 174시간의 PCB 기술교육을 이달 말부터 진행한다. KAIST EMDEC의 한 관계자는 “전문 지식을 갖춘 교수와 분임 토의를 통해 기초 이론과 기술을 습득, 제품을 올바르게 이해하는 능력을 향상, 종합적인 문제해결 능력을 기르는데 목적을 두고 있다”고 밝혔다.
삼성SDI(대표 김순택)도 기술 인력 80∼90명을 대상으로 한 리튬이차 전지 기술 교육을 외부 기관에 의뢰한 상태이다. 이 회사는 조만간 세퍼레이터·음극·양극·제조 공정 등을 내용으로 한 24시간 교육을 실시, 리튬 이온전지에 대한 전반적인 이론을 재정립 한다. 디스플레이에 이어 차세대 성장 품목으로 육성중인 이차전지에 대한 전반적인 이해력을 향상시키는 것이 교육 목표다. 삼성SDI는 이와 별도로 전지시스템 설계기초·전지관련 특허교육 등 4∼24시간의 리튬 이차전지에 대한 세부적인 기술 교육을 검토하고 있다.
LG이노텍(대표 허영호)도 발광 다이오드(LED)·카메라 모듈·소형 T LCD 모듈 등에 대한 전문교육을 준비중이다. 이 교육은 새로운 사업분야에 대한 지식 쌓기 차원에서 진행된다. 이 회사는 최근 외부 전문 교육기관에 교육일정을 문의 하는등 조만간 여름 공부에 들어갈 예정이다.
업계 관계자는 “기업 환경이 급변하면서 기술은 더 이상 특정인만의 전문지식이 아닌 일반 상식으로 바뀌고 있다”고 전제하고 “대형 부품 업체들이 기술 인력을 영입하는 방식에서 탈피, 독자적으로 기술 인력 양성에 매진하고 있다”고 밝혔다.
안수민기자@전자신문, smah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