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영난을 겪고 있는 전자화폐 업계가 구조조정 양상을 보이고 있다.
19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서울시 교통카드의 전자화폐 자체 도입과 철도교통진흥재단의 전자화폐사 인수로 전자화폐사간의 양극화가 심화, 구조조정이 가속화 될 것이라는 전망이 업계에 확산되고 있다. 특히 일부 전자화폐사의 경우 초기 과잉투자의 여파로 매년 적자폭이 커지고 있어 올해를 넘기기 어려울 것이라는 예측이다.
◇서울교통카드 시장 진출 애로=그동안 인프라 구축이 이루어지지 않아 시장확대에 애로를 겪어온 전자화폐사들은 서울시 신교통카드 시스템 도입이 전자화폐 활성화의 기폭제가 될 것으로 예상했다. 그러나 서울시가 독립적인 전자화폐를 담은 카드를 발급한 데다 타 전자화폐사의 서울시 교통카드 시장 진입을 둘러싼 협의가 아직 마무리되지 않아 애태우고 있다.
전자화폐 업계 한 관계자는 “서울시가 자체 전자화폐인 ‘티-머니’의 보급확대를 위해 기존 전자화폐사와 협상에 미온적이라는 지적도 있다”며 “서울시 교통카드 시장 진출 여부가 전자화폐사의 운명을 가를 것”이라고 예상했다.
◇비자캐시 피인수, 구조조정 신호탄=이러한 가운데 전자화폐사 가운데 하나인 비자캐시는 철도청 산하 한국철도교통진흥재단에 인수돼 철도청이라는 든든한 지원군을 얻었다. 철도회원 가입자만 400만명에 이르고 철도청이 전자화폐 관련 인프라를 구축할 것이라는 점을 감안할 때 비자캐시는 안정적인 매출기반을 확보하게 되리란 전망이다.
이 밖에 경영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일부 전자화폐사의 피인수설도 심심찮게 흘러 나오고 있어 성사여부가 주목된다.
◇‘2개사 정도 문 닫을 것’=업계에서는 비자캐시·K캐시·에이캐시·마이비·몬덱스 등 기존 전자화폐 5개사 중 2개사 정도는 올해안에 문을 닫는 사태가 올 수도 있다며 상황을 심각하게 보고 있다. 서울시 신교통시스템에 이어 전자화폐사가 기대하고 있는 한국도로공사의 통행료 자동결제시스템 구축사업에도 참여하지 못할 경우 일부 전자화폐사는 치명적인 타격을 입게 될 것으로 보고 있다.
특히 도로공사는 기존 전자화폐를 수용한다는 입장이지만 서울시처럼 자체적인 전자화폐도 만들 예정이어서 전자화폐 업계는 우려감은 크다. 업계 한 관계자는 “자금력이 딸리고 인프라를 확보하지 못한 일부 업체의 경우 독자 생존이 어려울 것”이라며 “현재 2곳 정도가 그 대상으로 꼽히고 있다”고 말했다.
권상희기자@전자신문, shkwo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