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D 수행능력 세계 최고 평가

IMF 이후 외국계로 변신한 산전업체들

IMF 이후 해외 자본 유치, 기업 구조조정 등의 이유로 외국계 기업으로 변신한 오티스엘지, 한국하니웰, 로크웰삼성오토메이션 등 산전업체가 연구개발(R&D) 분야에서 맹위를 떨치고 있다. 특히 이들은 본사 차원에서 R&D 수행능력을 높게 평가받으면서 한국을 R&D기지 역할로 자리매김시키고 있다.

 한국하니웰(대표 박윤규)은 본사로부터 폐쇄회로(CC) TV분야에서 세계 최고 경쟁력을 갖췄다는 평가를 받았다. 연구인력이 70여 명에 불과한 이 회사가 지난 2001년 12월에 세계 최초로 25배 줌 CCD 카메라를 개발했기 때문이다. 한국하니웰의 R&D 능력을 주시한 하니웰 본사는 아예 CCTV 관련 연구를 전담시켰다. 한국하니웰은 CCTV 시스템뿐만아니라 홈시스템, AoB 센서, 산업용 센서 제품의 CoE(Center of Excellence)로 선정됐다. CoE란 본사가 마케팅, 개발, 생산의 핵심 역량을 집중시키는 전략적 조직 단위다. 아예 본사 차원의 R&D 조직이 된 셈이다.

 회사 관계자는 “한국하니웰 CoE를 통해 개발된 제품은 수출이나 전세계 하니웰 법인을 통해서 판매된다”며 “앞으로 인원보강은 물론 R&D 기능이 더욱 확대될 것”이라고 밝혔다.

 로크웰삼성오토메이션(대표 데이비드 존슨)은 로크웰의 동남아 지역 거점으로 부상했다. 이 회사는 최근 출범 2년 만에 초소형 서버모터 구동장치를 개발, 전세계 로크웰 지사를 통해 판매중이다. 조만간 프로그래머블로직컨트롤러(PLC) 등도 자체 개발해 출시할 예정이다. 강덕현 전무는 “로크웰삼성오토메이션은 초소형 제어장치와 반도체 관련 기기 등에 대해서 한국이 허브 연구센터 기능을 수행하게 될 것”이라며 “본사에서도 엔지니어를 파견하는 등 앞으로 연구 기능이 더욱 확대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밝혔다.

 오티스엘지(대표 정병우)는 본사로부터 글로벌 연구소로 지정된 케이스다. 이 회사는 지난 2000년 ‘오티스 글로벌 프로젝트 연구소’로 선정돼 활발한 R&D 활동을 벌이고 있다. 최근 자체 개발한 엘리베이터 핵심부품인 롤러가이드 ‘FERG’가 오티스 사장상을 받는 등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다. 이 기술은 전세계 오티스 법인을 통해 판매되는 엘리베이터에 장착될 예정이다. 회사측은 현재 68명의 연구인력을 향후 충원해 R&D기능을 더욱 확대할 계획이다.

 업계는 구조조정 차원에서 매각된 이들이 성공을 거둔 이유로 ‘제품에 적용할 수 있는 생산기술을 바탕으로 이루어진 R&D 조직’이란 점을 꼽는다. ‘어려운 시절을 함께 했다’는 공동체 의식도 글로벌 연구소로 부상하는 계기가 된 것으로 풀이한다.

 유형준기자@전자신문, hjyo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