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 주5일제를 도입한 IT벤처기업의 경우 업무량이 많아 토요일에도 출근하는 직원들이 많은 실정이다. 사진은 토요일 한 IT벤처기업의 사무실.
‘주 5일 근무제 할까 말까.’
주5일 근무제가 시작된 지 보름째 된 시점에서 벤처기업들이 딜레마에 빠졌다.
대형 사업장을 중심으로 한 주5일 근무제가 본궤도에 접어든 가운데 지반 IT벤처기업들은 아직 의무도입 대상은 아니지만 도입효율성과 활용을 두고 벌써부터 명암이 갈리고 있다.
19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미리부터 주5일제 근무를 도입한 IT벤처기업의 경우 이번 대형사업장 대상의 주5일제 도입에 별다른 동요가 없는 반면, 일부 IT기업들은 업무에 차질을 빚고 있다며 고민에 빠져 있다. 또 주5일제를 시행하지 않은 대다수 일부 IT기업 CEO들은 직원들의 사기저하가 직원이탈로 이어지지 않을까 전전긍긍하고 있다.
◇도입업체들 애환=이달부터 주5일 근무제를 시작한 대구소재 인터넷 벤처기업인 I사의 경우 직원들의 사기가 크게 높아지면서 일의 능률도 덩달아 높아졌다며 한껏 고무돼 있다. 그러나 각종 프로젝트로 인해 현재까지 몇몇 직원들을 제외하고는 상당수 직원들이 토요일에도 출근하고 있는 상태다.
이 회사 K사장은 “직원들의 사기진작 차원에서 제도를 도입했는데 아직은 대체로 만족스럽다”며 “앞으로 주5일 근무제를 탄력적으로 운영해 향후 제도 완전도입 때 혼란이 없도록 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대구소재 모 CT기업은 남들보다 앞선 올 초부터 이 제도를 도입했다가 오히려 사업에 차질이 생기고 있다며 불만을 터뜨렸다.
이 업체 A사장은 “떠밀려서 하는 것보다는 먼저 자발적으로 도입했는데 주5일제 이후 직원들이 금요일 오후부터 일을 손에서 놓고 있는 것 같아서 안타깝다”라며 “벌여놓은 여러 사업에 지장을 받고 있는 것이 사실”이라고 말했다.
그는 또 “주5일제를 먼저 실시했다는 이유로 주변 IT기업 사장들의 따가운 시선을 받고 있다”며 새로운 고민을 털어놨다.
◇대부분 업체들 “아직은”=주5일제를 시행하지 않고 있는 기업들도 현재 직원들이 모자라는 상황에서 주5일제를 도입할 경우 프로젝트에 차질을 빚지 않을까 전전긍긍하고 있다. 그렇다고, 외면하기엔 직원들의 사기위축과 인력유출도 걱정되지 않을 수 없다.
주5일제를 검토 중인 광주소재 모 광통신 부품업체 P사장은 “벤처기업 특성상 인건비와 영업비 등 적지않은 비용부담 때문에 주5일제를 미뤄오고 있었다”며 “직원들의 사기를 생각해 반드시 도입해야 하겠지만 가뜩이나 지방 IT경기가 좋지 않은데 회사가 더 어려워지는 건 아닌지 고민”이라고 밝혔다.
제대로 된 주5일제가 아니라며 불만을 제기하는 직원들도 적지 않다. 이달부터 주5일 근무제를 도입한 부산소재 컴퓨터 하드웨어관련 기업 S사 직원들은 “주5일제를 도입하기 전이나 지금이나 별 차이가 없다”며 불만을 제기했다.
이 업체 한 직원은 “회사 대표와 간부들이 대부분 토요일에도 출근을 하다 보니 어느 간 큰 직원이 주5일제라고 맘놓고 놀 수 있겠냐”며 “우리 회사는 이름뿐인 주5일제를 실시하고 있다”고 말했다.
전국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