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유력 휴대폰업체가 “이동전화사업자의 제조업 진출로 휴대폰 시장 왜곡이 발생하고 있다”는 내용의 문건을 작성, 정보통신부 등 관련기관을 통해 공식적인 문제 제기에 나서기로 해 파문이 예상된다.
이 회사는 최근 7쪽 분량의 문건을 작성해 내부검토를 거친 뒤 정통부·산자부·공정거래위원회·국회·언론 등 주요 기관을 대상으로 이동전화사업자의 휴대폰 제조업 진출 부당성을 알리기로 했다.
특히 이 회사는 휴대폰제조업체 간 연대를 통해 사업자의 제조업 진출을 막을 수 있음을 공공연히 내비쳐 휴대폰업계의 공조체제도 추진하고 있음을 시사했다.
전자신문이 입수한 문건의 핵심 내용은 “SK텔레콤·KTF·LG텔레콤 등 이동전화 3사가 막강한 자금력과 계열사를 동원해 휴대폰 제조 시장까지 완전 장악하려고 시도하는 것은 시장 기능에 의한 자유 경쟁체제를 인위적으로 왜곡시켜 균형잡힌 산업 발전을 저해하는 결과를 초래한다”는 것이다.
현재 SK텔레콤과 KTF는 각각 SK텔레텍과 KTF테크놀로지스를 휴대폰 자회사로 거느리고 있으며, LG텔레콤과 LG전자는 계열사 관계다.
문건은 특히 1위 사업자인 SK텔레콤의 자회사인 SK텔레텍이 최근 벨웨이브 등 중견·중소업체 인수합병(M&A) 추진을 통해 덩치를 키우고, LG텔레콤에 PCS 단말기 공급을 추진하는 데 우려를 나타냈다.
이 회사는 문건을 통해 “(사업자의 제조업 진출은)국내 소비자를 담보로 한 국부 유출일 뿐만 아니라 궁극적으로 휴대폰산업의 국제 경쟁력을 약화시키게 될 것”이고 “정부 시책에도 정면 배치되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SK텔레텍 관계자는 이에 대해 “연간 6억개 규모인 세계시장을 겨냥, 휴대폰산업의 파이를 키우자는 것이지 국내 시장을 염두에 둔 것은 아니다”라며 “M&A 역시, 어려워진 국내 휴대폰업계의 적극적 구조조정 요구를 받아 검토한 것일 뿐”이라고 말해 일부 업체가 과민반응하고 있다는 불만을 토로했다.
김익종기자@전자신문, ijki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