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오 산업이 IT산업 이후 강력한 성장동력으로 전세계적으로 집중적인 조명을 받고 있는 것과는 달리 벤처캐피털의 바이오 벤처기업에 대한 투자 기피 현상은 날로 심화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20일 벤처캐피털(VC)업계에 따르면 이들 업체는 바이오 산업의 △장기 투자 필요 △성공 불확실 그리고 이에 따라 △민간 자금 유치 한계 및 IT산업을 모델로 형성된 투자로 이같은 양상을 보이고 있다.
◇바이오 투자 급감 추세=한국벤처캐피탈협회에 따르면 벤처캐피털의 바이오 투자실적은 지난 2001년 이후 계속 감소 추세다. 표참조
올들어서는 이같은 현상이 더욱 심화돼 상반기 6개월 동안 바이오 투자는 지난해의 30%수준에도 미달하는 9개업체 82억원에 불과했다.
이를 반영하듯 바이오 분야에 높은 관심을 보였던 무한투자, 한미창업투자, 우리기술투자, 현대기술투자, 녹십자벤처투자 등의 바이오 심사역들이 이미 회사를 떠난 것으로 알려졌다.
◇바이오, 왜 외면하나=장기 투자 필요성, 그리고 수익에 대한 불확실성이 크게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펀드의 자금원인 기관과 민간(기업)들이 단기투자를 희망하고 있어 벤처캐피털업체들이 장기(7년 이상) 펀드 결성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K벤처캐피털업체의 관계자는 “펀드 자금 모집시 기관과 민간은 5년도 길다고 불만을 토로한다”며 “10년 만기 펀드는 결성 자체가 매우 힘든 것이 현실”이라고 말했다.
정부의 바이오 산업 육성체계에도 문제로 지적된다. 한국벤처캐피탈협회 이부호 전무는 “정부의 바이오 산업 육성 방향이 연구개발(R&D)에만 집중돼 있어 산업화에 지원이 이뤄지지 않는 이상 벤처캐피털업체들이 선뜻 나서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대안은 없나=벤처캐피털업계는 과학기술부 등 정부가 직접 나서지 않는 이상 벤처캐피털의 바이오 투자는 힘들 것이라는 분석이다. 김한섭 부사장은 “바이오의 경우 IT분야와 달리 산업화에 장시간이 소요된다”며 “정부가 7년 또는 10년 이상의 장기펀드를 결성하는 방식으로 지원이 이뤄져야 한다”고 설명했다.
여기에 기관과 민간의 참여를 유도하기 위한 인센티브 제공을 제안한다. 곽성신 사장은 “바이오 산업의 경우 장기 투자임에도 불구하고 성공확률이 높지 않은 것이 현실”이라며 “민간자금이 들어올 수 있도록 투자손실을 충당하는 등의 인센티브 제공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김준배기자@전자신문, joo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