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 침체에 대한 우려가 커지면서 신규 확장보다는 부실 사업부 매각을 통한 전문화가 주가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친 것으로 나타났다.
20일 코스닥증권시장은 올 상반기 구조조정을 단행한 28개 등록기업의 등락률을 조사한 결과 이같이 나타났다고 발표했다.
이에 따르면 분할 및 영업양도 등 부실 부문 매각의 구조조정 후에는 주가상승률이 시장 평균을 상회했다. 반면 합병 및 영업 양수의 경우는 오히려 주가가 뒷걸음질쳤다.
구조조정 공시일부터 20거래일간 해당 기업의 주가등락률과 코스닥지수 등락률을 비교한 초과수익률은 ‘영업양도’가 15.62%로 가장 높았으며 ‘기업분할’의 경우도 8.50%로 전체 시장 대비 우수한 등락률을 기록했다.
이에 반해 ‘영업양수’를 단행한 기업은 초과수익률이 ▽15.98%로 시장 평균에 크게 못 미쳤으며 ‘기업합병’도 공시일 직후 계속 내림세를 기록하면서 초과수익률이 ▽5.73%에 그쳤다.
이는 경기침체기에는 기업 규모를 확대하는 것보다 부실 사업 매각을 통해 전문화 및 집중화를 꾀하는 것이 투자자들에게 더 긍정적으로 받아들여졌음을 시사한다. 경기가 불확실한 상황에서는 합병 및 영업양수의 성공 여부가 불투명하다는 불안 심리가 작용했기 때문이다.
코스닥시장 이동림 공시서비스팀장은 “기업분할 및 영업양도 기업에 대한 투자자들의 반응이 더 긍정적으로 나타났다”며 “주식시장에서 구조조정 유형에 따라 개별 주가에 대한 영향이 차별화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밖에 사업 확장에 대한 반응이 좋지 않은 것은 과거 코스닥에서 몇몇 기업들이 보여준 ‘무늬만 인수합병(M&A)’에 대한 부정적인 인식도 작용한 것으로 풀이된다. 실제로 상반기 기업합병을 단행한 11개사는 사업다각화와 시너지효과 창출을 합병 목적으로 밝혔지만 이중 상당수는 장외기업의 우회등록을 위한 합병이었다.
굿모닝신한증권 김학균 연구원은 “합병 자체가 주가에 부정적인 요인이 되진 않는다”며 “과거 일부 코스닥기업들이 인수합병을 틈타 보여줬던 그릇된 투자 및 기업활동에 대한 기억이 투자자들에게 부정적인 이미지를 심어줬을 수도 있다”고 지적했다.
한편 올 상반기 등록기업의 구조조정 공시 건수는 28건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 21건에 비해 33.3% 증가했으며 유형별로는 기업합병(11건)이 가장 많았고 영업양수(7건)·분할·영업양도(이상 5건) 순이었다.
이호준기자@전자신문, newleve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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