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DS, 유료 방송시장 장악

수신제한시스템 공급계약 전체 50%에 육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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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디어 황제’로 불리는 세계적 미디어 재벌 루퍼트 머독 계열의 수신제한시스템(CAS)업체인 NDS가 국내 약 1300만 가입자의 유료방송 시장을 장악하고 나섰다.

 루퍼트 머독은 이미 수차례 국내 방송서비스 시장 진출을 시도했으나 그때마다 국내 여론의 반대로 무산된 바 있어 CAS업체인 NDS를 통한 국내 유료 디지털방송 시장 장악은 머독의 우회적 국내 방송시장 진출이라는 해석을 낳고 있다.

 20일 업계에 따르면 NDS는 전체 1300만 가입자의 국내 유료방송 중 140만 가입자인 위성방송 스카이라이프, 110만 가입자의 CJ케이블넷, 50만 가업자의 BSI와 CAS 공급계약을 맺은 데 이어 330만 가입자를 확보한 KDMC와 공급계약을 맺을 예정이어서 총 630만 가입자에게 CAS를 공급하게 됐다.

 이 수치는 NDS가 전국 1300만 가입자 중 약 50%의 국내 디지털방송 시장을 장악했음을 의미하고, 나머지 가입자의 방송사업자들도 대다수 디지털 전환을 준비중이어서 국내 시장 점유율이 더욱 증가할 전망이다.

 CAS 공급가격은 사업자간 비공개 사안이지만 전세계적으로 보통 셋톱박스 대당 10달러 수준임을 감안할 때 NDS는 국내에서 총 6300만달러(약 820억원)의 매출을 올리는 셈이다.

 방송전문가들은 NDS의 국내 CAS시장 장악이 당장 방송서비스 시장에 미치는 영향이 미미하지만 앞으로 방송시장이 대폭 개방되면 CAS의 국내 독점적 계약을 통해 서비스 시장 진입에 유리한 고지를 점할 것으로 전망했다. 이들은 또 CAS가 디지털방송 시스템에 가장 핵심적인 장비로 독점에 따른 폐단도 우려했다.

 머독의 뉴스코퍼레이션이 2003년 현재 78% 지분을 가진 NDS는 전세계 3800만 가입자에게 CAS를 공급, 세계 시장점유율 약 40%인 CAS 1위 업체다. NDS는 국내 시장외에도 영국의 B스카이B, 미국의 디렉TV 등 위성방송사업자에 CAS를 공급중이다. 영국 본사외 스페인·프랑스·이스라엘·덴마크·뉴질랜드·중국·홍콩·인도네시아 등에 지사를 두고 있다.

 NDS와 계약을 맺은 한 업계 사장은 “NDS의 독점적인 CAS 공급으로 인한 폐단은 계약 해지나 복수 CAS 공급 등을 통해 방지책을 마련할 수 있다”며 “NDS의 뛰어난 기술뿐 아니라 머독이 보유한 풍부한 방송콘텐츠 지원도 가능해 NDS와 계약했음을 부인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유병수기자@전자신문, bjor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