순수하게 전사자원관리(ERP)만을 생각하고 개발·보급해온 기업이 있다. 영림원소프트랩(이하 영림원)이 바로 그 업체다.
1997년, ERP라는 개념조차 낯설던 당시 영림원은 국산 ERP의 효시인 ‘K.시스템’을 개발하며 시장에 본격 진입, 지금은 토종 ERP의 대표기업으로 성장했다.
영림원의 성장에는 시의 적절한 마케팅으로 시장을 리드해 온 김종호 마케팅 상무의 숨은 공로가 크다는 것을 부인할 사람은 없다.
초기 ERP시장을 개척할 때 김 상무의 고민은 ERP에 대한 인식이 어떻게 심어주는가 하는 것이었다. ‘ERP란 무엇인가’ ’ERP가 기업에 어떠한 효과를 가져 다 주는가’에 대해서 알려야 할 필요가 있었기 때문이다.
“때마침 외산 대형 ERP업체들이 대부분 대기업을 타깃으로 마케팅 전략을 펼치고 있었습니다. 이들과 정면으로 대응할 수 없었기 때문에 영림원은 중소·중견기업을 대상으로 마케팅을 펼쳤고 외산 대형 ERP가 맞지 않던 국내 기업들은 영립원의 밀착마케팅에 높은 관심을 보였습니다.”
김 상무는 신제품이 개발되면 ‘고객 대행사’를 통해 고객에게 이를 소개하고 동시에 고객이 필요로 하는 제품이 무엇인지를 파악하는 통로로 활용했다. 또 ‘ERP체험대회’를 열어 직접 ERP를 체험해보고 기업에 맞는 ERP를 구축할 수 있도록 하는 기회를 제공해 고객들이 영림원에 좀더 가까이 다가서고 ERP를 이해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했다.
ERP업계에서는 처음으로 ‘ERP컨설턴트 양성과정’을 도입한 것도 김 상무의 아이디어다.
“솔루션을 제대로 구축할 수 있는 컨설턴트가 부족했습니다. 따라서 컨설턴트 인재를 배출해 고객사들이 ERP를 도입 사용하는 데 어려움이 없애고 영림원의 영업을 지원하자는 생각에서 시작했습니다.”
사후관리부분에 대한 어려움은 영림원도 예외는 아니다.
김 상무는 최초 고객이 생길 때부터 고객지원본부를 설치 운영할 것을 강력히 주장했다. 고객사가 시스템을 잘 사용해 최대의 효과를 낳을 수 있도록 모든 수단을 동원하고 이를 통해 고객으로부터 믿음을 얻어야 비로소 기업용 솔루션 시장에서 깊은 뿌리를 박을 수 있다는 게 김 상무의 생각이다. 그리고 김 상무의 이러한 생각은 시장에서 먹혀들었다.
특히 이러한 고객만족지향의 방침은 주로 기존 고객으로부터 가치재창출을 낳는 결과를 올렸다. 새로운 버전으로의 업그레이드와 확장모듈의 추가도입 및 100%에 달하는 유지보수 계약체결 결과가 이를 뒷받침 해주고 있다.
10여년 간 ERP전문기업으로 한 우물을 파오던 영림원이 올해를 기점으로 새롭게 변화하고 있다. 시장의 움직임에 따라 기업들이 다양한 솔루션을 필요로 하게 되었고 이에 발맞추어 ESM(Enterprise Strategic Management 전략경영정보시스템), ERM(Enterprise Relationship Management 전사적 관계경영), 그룹웨어 등 다양한 기업용 솔루션을 개발했다.
“솔루션이 다양해진다고 해서 마케팅이 크게 달라질 것은 없습니다. 지금까지 영림원이 해 왔듯 앞으로도 고객과 밀착관계를 유지하며 서비스를 제공할 것입니다.”
글=윤대원기자@전자신문, yun1972@etnews.co.kr
사진=고상태기자@전자신문, stkho@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