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켓인사이드]아테네 올림픽과 `앰부쉬` 마케팅

 국경 없는 스포츠, 각본 없는 드라마로 불리는 지구촌 대축제 ‘올림픽’이 다음 달 13일 아테네에서 개막한다. 이번에 주최국인 아테네는 1회 개최지라는 면에서 더욱 전세계의 이목이 집중될 것으로 보인다. 내수 부진에 시달리는 가전·유통업체도 올림픽 특수를 겨냥해 막바지 스포츠 마케팅에 열을 올리고 있다. 브랜드 가치를 높이고 시장 점유율을 높일 수 있는 다양한 이벤트가 잇따라 열리고 있다.

 하지만 이번에 아테네 올림픽을 공식 거론하면서 이를 마케팅에 활용할 수 있는 기업은 공식 후원사로 선정된 코카콜라·코닥필름·비자카드 등 11개 글로벌 회사에 지나지 않는다. 우리 기업으로는 삼성이 지난 2002년 시드니 올림픽에 이어 두 번째로 무선 통신 부문 파트너로, 현대자동차가 그리스 내 올림픽 자동차 부문 로컬 스폰서로 활약할 수 있을 뿐이다.

 그럼 나머지 기업은 어떻게 할까.

 직접적으로 아테네 올림픽이라는 말을 쓰지 않으면서 마케팅을 할 수 있는 방법을 찾을 것이다. 공식 후원사가 아니면서 마치 스폰서인 것처럼 이를 마케팅에 활용하는 기법을 ‘앰부시 마케팅’이라 부른다. ‘부시(Bush)’는 ‘덤불’을 뜻하며 ‘앰부시(Ambush)’는 ‘덤불의 가운데에서’라는 라틴어에서 유래했다. 우리 말로는 ‘매복 마케팅’ 정도로 불린다. 앰부시 마케팅은 지난 84년 LA올림픽 이 후 스포츠 마케팅 시장 안에서 주목받기 시작했다. 백과 사전에서도 ‘권리가 없는 기업이 마치 공식 스폰서의 모습을 만들기 위해 활용하는 전략’으로 풀이할 정도로 스포츠 마케팅의 한 기법으로 자리 잡은 상황이다. 실제 앰부시 마케팅을 하는 기업이 때때로 공식스폰서로 인식되거나, 어떤 경우에는 공식 스폰서보다 더 좋은 반응을 보이기도 한다.

 반면 조직위원회는 스폰서를 보호하기 위해 기업의 매복 마케팅 활동을 제도적으로 억제하고 있다. 그래서 국제 경기 때에는 이를 놓고 크고 작은 법적 분쟁이 줄을 잇는다. 우리나라가 개최국이었던 월드컵 당시에도 마찬가지였다. 하지만 후원업체가 워낙 작다 보니 오히려 줄기보다는 그 기법이 좀 더 교묘해지는 쪽으로 진화하고 있다. 아테네 열기에 편승해 과연 어떤 ‘매복자(Ambusher)’가 등장할지 자못 기대된다.

  강병준기자@전자신문, bjkan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