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송이의 꽃을 들어보인 부처에게 미소로 응답했다는 가섭존자의 미소, 우리가 잘 알고 있는 염화시중의 미소다.
사전적 의미로 볼 때 이는 가장 높은 경지의 커뮤니케이션이다. 과거 3000년 전의 이 환상적인 커뮤니케이션을 연상케하는 광고가 최근 선보여 주목받고 있다.
허밍보드(벌새) 한 마리와 어린 여자아이가 커뮤니케이션하며 즐거워하는 간결한 내용으로 구성돼 있는 하나로텔레콤의 론칭광고가 그것이다. ‘365일, 당신을 위해 노래하겠습니다’라는 문구는 커뮤니케이션의 본질이 ‘즐거움’임을 다시 한번 상기시킨다.
이 광고는 무수한 말과 행동이라는 것은 오히려 커뮤니케이션 쟁점의 모호함을 극복해보려는 장치에 불과하다는 생각을 갖게 만든다. 말이 많은 사람에게서 진실함을 찾아보기가 어렵다는 보편적인 사실을 공감케 한다.
광고기획과 제작을 담당한 금강기획 측은 “하나로통신이 하나로텔레콤으로 사명을 바꿨다는 것과 새로운 CI가 허밍버드를 형상화했다는 두 가지 정보를 정확히 전달하려 했다”며 “하나로텔레콤 변화의 실체와 그 의미를 짐작케 함으로써 소비자와의 공감대를 극대화하려고 했다”고 제작배경을 설명했다.
하나로텔레콤의 새로운 얼굴로 형상화된 허밍버드는 초당 55회 이상의 날갯짓으로 빠르게 이동하며, 공중에 정지한 상태에서 상하·좌우·전후 이동이 가능한 정교한 움직임이 가능한 새다. 고객이 원하는 것을 정확히 알고 민첩하게 행동함으로써 고객 감동의 경영을 하겠다는 하나로텔레콤의 의지와 비전을 상징화한 것이다.
이 기업 광고의 또 다른 특징은 전체 광고의 90% 이상을 컴퓨터 그래픽(CG) 작업을 통해 만들었다는 점이다. 허밍버드의 독특한 날갯짓을 형상화한 부분과 허밍버드가 하나로텔레콤 로고로 변환되는 부분이 대표적이다. 이번 광고에서 두드러진 점은 하나로텔레콤의 새로운 CI가 파격적이라는 것이다. 허밍버드를 그래픽적으로 형상화했다는 점과 일반기업에서는 잘 사용하지 않는 붉은색을 사용하고 있다는 점에서 그렇다. 하나로텔레콤의 ‘젊은’ 기업문화와 윤창번 사장의 열린 사고를 연상케 하는 무수한 여백들이 새로운 형식 파괴의 전형처럼 보인다.
이병희기자@전자신문, shak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