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주 말부터 이어진 폭염으로 에어컨이 날개돋친 듯 팔려 나가면서 설치대란은 물론 품절우려가 높아지고 있다.
21일 가전·유통업체에 따르면 이번 주 초부터 에어컨 판매가 불붙기 시작하면서 모든 유통점을 통틀어 전 주에 비해 일 평균 4∼5배 정도 판매량이 껑충 뛴 것으로 집계됐다.
이에 따라 각 업체는 무더위에 따른 에어컨 특수를 톡톡히 누리면서도 조기 품절을 우려, 품절과 에어컨 설치 대란에 대비해 비상대책반까지 운영하고 있다.
전국 250여 직영점을 운영하는 하이마트는 21일 지난 주까지 일 평균 1000여 대 팔리던 에어컨이 이번 주에는 4000여 대로 네 배 이상 늘었다고 밝혔다.하이마트는 열대야가 지속 되면서 하루 최대 1만 여대가 팔려 나갈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대구에 위치한 하이마트 동구지점 박청규 지점장은 "지난 20일 하루에만 에어컨 가격과 행사 등을 묻는 문의 전화가 40∼50여 건으로 평소의 3배 가량에 달했다" 라며 "찜통 더위가 몇 일만 계속되면 에어컨 재고 물량이 금방 바닥 날 지경"이라고 말했다.
하이마트는 당초 목표보다 1.5배 가량 예상 판매량을 늘려 잡아 7∼8월 판매 물량을 이미 확보하고 에어컨 재고를 여유 있게 운용할 계획이다.
전자랜드도 이번 주 지난 달 같은 기간 보다 5배 이상 신장한 일 평균 1500여 대 정도가 팔려 나가고 있다.
이밖에 테크노마트 등 다른 유통점은 물론 삼성과 LG전자의 대리점과 직영점도 쏟아지는 에어컨 주문에 환호성을 지르고 있다.
특히 대구·부산· 제주 등 남부 지역은 일부 인기 모델의 품귀 현상과 설치 지연까지 빚어 지고 있다.
실제 하이마트는 에어컨 최고 판매 기록을 세웠던 지난 2002년 7월 28일과 29일, 피크타임에 1500여 대의 에어컨 설치를 소화해야해 애를 먹었다.
하이마트는 배송 관련한 모든 직원이 여름 휴가를 반납하고 비상 가동반 체제로 돌입했다. 배송과 설치 관련 전문 설치팀을 추가로 편성하고 일 평균 5000여대의 설치 물량 능력을 7000여 대로 대폭 확대했다. 또 열대야 현상이 지역별 시간차를 두고 나타나기 때문에 `긴급 처리 시스템`을 구축해 대응키로 했다.
전자랜드 관계자는 "새로 재고량을 파악하고 특히 설치 인력이 부족할 것에 대비해 전사 차원에서 대응하고 있다"라고 말했다.
전자랜드 측은 "부산·경남 지역은 서울 지역 에어컨을 해당 지역으로 배정하라고 요구할 정도로 에어컨 판매가 폭발적으로 늘어 났다."며 “현재의 판매 추세라면 품목 별로 예상했던 재고량이 크게 부족할 것으로 보고 메이커와 추가 공급 여부를 협의 중”이라고 덧붙였다.
일부 품목은 이미 조기 품절된 상황이고 메이커 별로도 일부 품목의 경우 재고 부족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전자랜드 최정용 팀장은 "삼성· LG 제품은 제품 자체 구매량이 많아 일부 품목을 제외하고는 전체적으로 원활하지만 대우 캐리어· 만도 제품의 경우 재고 부족 상황이 이달 말을 기점으로 발생할 것으로 보인다"라고 말했다.
강병준기자@전자신문, bjkang@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