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보기술(IT) 경기방어주로 꼽히는 통신·인터넷·홈쇼핑주들이 하락장에서 주가 안전판 역할을 못하고 있다.
경기방어주들은 경기상황과 무관하게 꾸준한 영업이 가능한 업종으로 유가·환율·세계 경제상황 등 해외 변수와도 큰 상관관계가 없다. 이런 특성을 반영하듯 경기방어주들은 하락장에서 주목받아 왔지만 최근 약세장에서는 전혀 힘을 발휘하지 못하고 있다.
굿모닝신한증권 이정수 연구원은 “수출주와 반도체·LCD 등 경기민감주가 부진한 상황에서 경기방어주마저 부진하다면 시장의 부담은 그만큼 더 커질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통신주, 정책 변수에 갇혀=최근 경기방어주의 대표격인 통신서비스주는 정책 변수에 발목을 잡힌 모습이다. 하반기에만 △상호접속 요율 변경이 영향을 미친데다 △하반기 이동통신 요금인하 가능성 △휴대인터넷 및 인터넷전화에 대한 사업권 부여 등이 예고돼 있다. 또 이런 정책들은 불확실성으로 인식되며 주가에는 부담이 되고 있다.
SK텔레콤은 최근 포스코에 시가총액 2위 자리를 내주고 3위로 내려앉았다. 지난해 3위권을 유지하던 KT도 시가총액 순위 6위로 밀려났다. 하나증권은 21일 통신대표주인 SK텔레콤이 정부의 통신규제정책과 경쟁격화를 겪고 있다며 목표주가를 25만6000원에서 19만원으로 하향했다. 하반기에도 통신주들이 주가 지지대 역할을 하기는 어렵다는 점을 시사하는 부분이다.
◇인터넷, NHN 독주 전망 속 경쟁 심화가 문제=지난 20일 실적을 밝힌 NHN에 대해 호평이 이어지고 있지만 대다수 인터넷주들에 대한 전망은 그리 긍정적이지 않다. 인터넷업계도 경쟁이 심화되고 있어 우량주 중심의 주가 양극화가 나타날 것이란 설명이다. 인터넷업종은 코스닥의 주도군 역할을 해 왔지만 최근에는 네오위즈·지식발전소·인터파크 등 후발주자 중심으로 주가 부침이 심하다.
동양증권 정우철 연구원은 “인터넷 업계도 경쟁이 매우 심화되고 있는 상황”이라며 “NHN의 2분기 실적 호전은 게임 부문 호조가 주된 원인으로 이는 다른 업체들의 수익성이 악화되고 있다는 뜻”이라고 설명했다. 증시전문가들은 해외 공략 등 특단의 돌파구 마련 전까지는 경쟁심화에 따른 주가 부진이 이어질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홈쇼핑, 내수부진에다 채널 변경 가능성= 올해 국내 경기가 ‘수출 호조 - 내수 부진’의 양상을 띠면서 LG홈쇼핑·CJ홈쇼핑 주가도 침체국면이다. 여기에 방송위원회가 홈쇼핑 채널을 ‘연번제’로 전환할 방침이어서 추가적인 악재를 만났다는 평가다. 메리츠증권 홍성수 연구원은 “홈쇼핑 연번제 실시가 바로 영향을 미칠 변수는 아니지만 가계의 부채조정과 소극적 소비활동을 감안할 때 가까운 시일 내 홈쇼핑 주가가 상승하기는 어려운 상황”이라고 전망했다. 여기에 홈쇼핑 업체간, 또 홈쇼핑업체와 인터넷 쇼핑몰의 경쟁이 격화되고 있다는 점도 주가에 부담 요인으로 꼽히고 있다.
김승규기자@전자신문, seung@etnews.co.kr
표.주요 IT경기 방어주 연중 주가 흐름
업종 종목명 2003년12월30일 주가 연중 고점(일) 연중 저점(일) 7월21일 주가
통신 SK텔레콤 19만9000원 23만9500원(3.2) 16만3500원(7.15) 16만7500원
통신 KT 4만4600원 4만8100원(1.9) 3만5500원(5.18) 3만7700원
통신 KTF 1만9100원 2만1050원(6.16) 1만5600원(5.18) 1만9200원
통신 LG텔레콤 3635원 4000원(1.5) 2990(5.17) 3330원
인터넷 NHN 10만9900원 16만2500원(2.6) 7만1100원(3.3) 10만9500원
인터넷 다음 5만3300원 5만8700원(6.14) 4만1250원(3.12) 4만5000원
인터넷 네오위즈 4만9750원 5만6300원(1.12) 1만7200원(7.19) 1만7650원
인터넷 옥션 6만7000원 11만3000원(4.29) 6만7100원(1.5) 9만8600원
홈쇼핑 LG홈쇼핑 6만200원 6만2400원(1.13) 3만2800원(5.20) 3만7750원
홈쇼핑 CJ홈쇼핑 5만2800원 5만4800원(1.13) 2만4100원(5.18) 2만7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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