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A(데이터아키텍처) 시장 날개 편다

서울시가 하반기에 노후화된 9개 시스템의 일부 서버 및 스토리지 통합 프로젝트를 추진한다. 서울시는 단순히 시스템을 모으는 데 그치는 것이 아니라 연계성을 가진 데이터를 공유하도록 시스템 업무 성격에 따라 통합하기로 했다.

 이는 물리적으로 시스템을 통합하려는 데 그치는 것이 아니라 실질적인 데이터 통합을 하겠다는 계산이다. 이처럼 개별성을 띠던 데이터의 상호연계성이 절실해지며 데이터 아키텍처(DA)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DA란 최근 IT 구축 방법론의 주축으로 자리잡고 있는 정보기술 아키텍처(ITA) 방법론을 기업 정보 자산의 기반인 데이터 시스템에 적용한 것이다. 기존 데이터 전략 기획, 통합, 모델링, 운용 등을 포괄해 기업이 데이터에 관한 모든 구조를 연계하고 체계화시켜 투명하고 유기적으로 관리하고자 하는 방법론이다.

 ◇금융부문 DA관심 커=DA를 가장 구체적으로 검토하거나 채택한 곳은 금융권이다. 은행마다 합병 이후 차세대 시스템을 구축하는 과정에서 DA방법론을 적용하자는 움직임이 일고 있는 것.

 우리금융정보시스템의 주정용 상무(개발본부장)는 “기존 금융권은 아키텍처 개념보다는 웨어하우스적인 측면에서 접근해왔다”라며 “여러 곳에서 관리하다보니 여러 리소스가 필요한 부분도 있는데 이를 해결하기 위해서라도 DA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그는 우리은행은 DA구축이란 측면에서 현재 9월 개통을 목표로 전사적데이터웨어하우스(EDW)를 준비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남을우 비씨카드 상무(CIO)는 “회사마다 비즈니스 관련 데이터가 있을 것”이라며 “카드사의 경우는 고객 데이터가 최상위 개념으로 꼽을 수 있다”라고 말했다. 이런 데이터가 무원칙적으로 관리된다면 비즈니스의 어려움을 겪을 수밖에 없다는 것이 남 상무의 지적이다. 남 상무는 비씨카드는 개발형 환경에서 RDB체제로 이미 DA를 구축하고 있다며 향후 DA의 진화성을 고려해 내부적으로 여러가지를 검토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공공 부문 수요 늘어난다=여러 업무가 복합적으로 운영되는 공공기관에서 DA의 중요성은 더욱 커진다. 서울시 박정호 정보화기획단장(CIO)은 “서울시청 본청만 해도 136개의 내부시스템이 있어 DA가 없으면 업무가 불가능하다고 보면 된다”며 “서울시는 ITA를 구축했기 때문에 DA측면에서 데이터를 관리하고 있으며 앞으로도 노후화된 시스템 교체 등을 할 때 데이터아키텍처 투비(to be) 모델에 따라 진행할 것”이라고 말했다. 박 단장은 “앞으로 정부부처나 공공기관 등이 ITA를 의무적으로 도입해야 한다”라는 점을 감안하면 공공기관에서 DA에 대한 관심은 더욱 커질 것으로 전망했다.

 한국수출보험공사의 이진인 본부장(CIO)은 “짧은 기간내에 과학적이고 정확한 의사결정을 지원하는 다양한 시스템이 요구된다”라며 “모든 모델들은 다양한 방식과 형태로 정확한 데이터를 즉각적으로 활용할 수 있는 구체적인 체계가 절대적으로 필요하다”고 DA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이 본부장은 “수출보험공사의 경우는 2단계의 데이터 검증 체계를 자동화하여 일·월별로 구분해 운영하고 있으며, 이 검증체계에서 추출된 데이터 오류에 대한 모니터링 체계를 운영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전 업종 확산은 시간문제=제조업종도 물건만 만들면 팔리던 때와는 틀리게 팔릴 수 있는 물건을 만들어야 하고 판매한 물건에 대해서 관리가 철저히 이루어져야 하는 환경으로 산업 환경이 바뀌고 있다. INI스틸의 전윤석 상무(CIO)는 이러한 점때문에 수주에서부터 판매 품질관리까지 데이터의 연관성이 더욱 중요해졌고 그렇기 때문에 DA가 잘 구축돼야 한다고 말했다. 전 상무는 그동안 구축해온 기간시스템(SILO) 간의 연동에 있어 전사적인 관점에서 프로세스와 데이터의 통합 및 재설계가 추진돼야 하지만 비용과 효과 측면에서 심도있는 검토가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INI스틸이 그동안 전사적자원관리(ERP) 등의 주요 프로젝트를 진행하며 항상 중요하게 DA를 관리해온 것이 이러한 이유라고 전 상무는 설명했다. 특히 INI스틸뿐만 아니라 이제는 현대자동차 그룹 측면에서도 DA에 대한 관심을 보여 지난해 4분기부터 기업 아키텍처(EA) 수립을 위한 프로젝트를 3년간의 일정으로 진행하고 있다.

 엔코아정보컨설팅의 이화식 사장은 “기업의 본질적인 정보 자산인 데이터 체계의 근본적인 개선과 운용으로 기업 데이터의 유연성을 제고해 정보 경쟁력을 향상시켜야 한다”라며 “불과 몇년전에 개념 수준에서 그쳤던 DA가 이제는 기업들이 적극적으로 도입하려 하는 만큼 전 업종으로 확산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병희기자@전자신문, shake@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