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반기 세계 PDP시장이 부익부 빈익빈 현상이 심화될 조짐이다.
이에 따라 시장 경쟁에서 뒤진 기업들은 고객 확보를 위한 가격 하락, 그리고 손익 악화 등으로 시장에서 도태되는 PDP 산업의 1차 구조조정까지도 예견되고 있다.
◇기대에 못 미쳤던 상반기=당초 기대와 달리 지난해 연말 북미 PDP TV 시장 판매 부진으로 쌓였던 재고가 상반기까지 영향을 미치면서 지난 상반기 세계 PDP 모듈 시장은 지난해 하반기에 비해 33% 늘어난 150만대에 그친 것으로 조사됐다. 특히 PDP모듈업체들의 생산 능력 확대로 인해 공급 과잉까지 발생하면서 지난 1분기 42인치 기준 1250달러였던 평균 판매가가 6월에는 NEC 등 일부 업체들이 1000달러 미만의 가격에 PDP 모듈을 공급했다. 한 분기 동안 가격이 20% 가까이 하락한 셈이다. 디스플레이뱅크의 권상세 사장은 “수요 부진으로 PDP 모듈 가격이 빠른 속도로 떨어지고 있다”며 “연말에는 42인치 SD급의 경우 800달러 이하로 떨어지게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하반기 부익부 빈인빅 현상 발생=지난 상반기의 PDP 모듈 가격 급락과 재고가 상당부분 소진되면서 하반기 시장 상황은 비교적 긍정적으로 예상된다. 특히 북미 유통업체들도 7월 대대적으로 PDP TV 가격을 인하하면서 시장 수요를 촉진시킬 방침이다. 컴퓨USA는 이달 삼성전자의 42인치 SD급 PDP TV에 299달러 상당의 홈시어터를 끼워주면서 36개월 무이자로 2499달러에 판매하고 있다. 코스트코 등도 SVA의 42인치 SD급 PDP TV를 1999달러에 판매하는 등 가격 인하를 단행했다.
삼성SDI는 하반기 PDP 모듈 판매량을 상반기에 비해 57% 늘어난 55만대로 잡고 있다. 이 회사의 한 관계자는 “3분기 PDP 모듈 주문량이 생산능력을 초과한 상태”며 “그러나 삼성SDI상황이 전체 PDP모듈업체들의 상황인지는 지켜봐야 한다”고 밝혔다. LG전자도 하반기 주문물량이 점차 늘고 있는 상황이다. 일본의 FHP, 마쓰시타 등은 HD급 모듈 판매가 크게 늘면서 하반기 실적에 대해서도 긍정적인 것으로 알려졌다. 반면 일부 PDP 모듈 업체들은 고객 확보에 어려움을 겪으면서 가격을 인하하고 수익성이 악화되는 악순환이 발생되고 있다. 지난해처럼 모든 PDP업체가 없어서 못 파는 시절은 기대하기 어렵다는 얘기다.
◇국내 업체, 양과 질을 모두 갖춰야=디스플레이 뱅크의 권상세 사장은 “일본업체들의 경우 HD급 모듈 판매가 50%를 넘었지만 국내 업체들의 HD급 모듈 판매는 10∼15%에 머물고 있다”며 “HD급 PDP모듈의 경우 SD급과 재료비 차이는 거의 없지만 가격으로는 25%이상 차이를 보여 국내 업체들도 HD급 마케팅을 강화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그는 “당분간 PDP 사업에서 적정 이익을 올리기는 어렵지만 시장 확대를 위해서는 투자가 지속적으로 이루어져야 한다”며 “ 국내 업체들이 투자를 미룰 경우 일본업체들에 다시 시장을 내주게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유형준기자@전자신문, hjyo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