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고의 디스플레이주’라는 칭송에서 대규모 실권 사태에 이르기까지.
최근 한 달 사이에 천국과 지옥을 오간 LG필립스LCD가 23일 거래소에 상장돼 매매거래가 시작된다. 전문가들은 회사 자체는 세계적인 우량 기업이지만 회사의 주식도 우량주 반열에 오를 수 있을지에 대해서는 의문을 던지고 있다.
실권사태의 원인으로는 우선 상장 시점이 너무 좋지 않았다는 게 일반적 평가다.
지난 2년 여 동안 호황을 유지해 온 LCD업계가 최근 단가 하락이라는 암초를 만나 업황이 불투명해진 상황에서 상장은 부담스럽다는 지적이다.
기관에 배정될 예정이었던 518만주 중 70%(363만주)가 실권 처리되는 등 투자자들의 반응도 시원치 않다.
기관 물량의 대규모 실권 처리는 곧 회사 주가가 당분간 공모가(3만4500원)를 밑돌 가능성이 높다는 점을 예고하고 있다.
동부증권 이민희 연구원은 “AUO 등 대만 동종업체의 주가가 급락하는 등 LCD업종에 대한 투자자들의 시각이 좋지 않다”며 “당분간 공모가를 상회하지 못하고 3만원∼3만5000원에서 주가가 형성될 것”으로 전망했다.
다만 국내 증시 시가총액 5위권에 해당하는 만큼 언젠가는 대형주 중심의 펀드를 운영하는 기관들이 회사 주식을 매수할 수 밖에 없어 그 시점에 맞춰 주가는 한차례 반등할 가능성이 크다.
이민희 연구원은 “회사 가치가 높은 만큼 중장기적인 측면에서는 분명 보유할 만한 주식”이라며 “유통물량이 적은 만큼 향후 기관들이 언제 매수에 나서느냐가 변수로 작용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LG필립스LCD가 22일 상장되면 시가총액이 11조1600억원대로 전체 상장·등록기업중 5위권, IT업종 중에서는 삼성전자·SK텔레콤에 이어 세 번째가 된다. 그룹별 시가총액에서도 LG필립스LCD상장에 힘입어 LG가 SK와 현대자동차를 제치고 삼성에 이어 2위로 올라서게 된다.
이호준기자@전자신문, newleve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