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종 SW업체들 생존위해 뭉친다

국산 솔루션 업체들이 똘똘 뭉쳤다.

 시장 점유율 확대를 위해서는 덤핑 경쟁까지도 벌였던 국산 소프트웨어(SW)들이 분야별 관련 협회를 중심으로 시장 활성화 방안을 공동 모색하고 있다. 고질적으로 지적돼 온 문제점에 대한 정책 대안이 쏟아지고 있으며 업계 공동의 대응 전략도 마련되고 있다.

 이는 이전처럼 업체간 경쟁만으로는 장기간 지속되는 불황속에서 생존하기 어렵다는 인식에 따른 것으로 이들 업체가 내놓는 방안은 절박한 업계의 현실을 바탕으로 도출된 내용이라는 점에서 관심을 모으고 있다.

 특히 그동안 외산 SW 업체들의 기세에 눌렸던 토종 업체들이 분야별 이익단체를 적극 활용하고 있다. 국산업체들의 이러한 움직임은 정부 유관기관들이 국산 SW 활성화에 힘을 싣고 있는 상황과 맞물리면서 경기 침체와 외산 업체의 공세 강화로 이중고를 겪고 있는 국산 솔루션 업계에 돌파구를 마련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한국ERP협의회(회장 김용필)는 조만간 국내 ERP 패키지의 장점을 대외적으로 알리기 위한 차원에서 소속 22개 국산 ERP 업체들이 참여하는 ‘2004년 ERP솔루션 산업공단 로드쇼’를 벌일 예정이다. 참가업체들은 중진공 산하 지역 공단을 순회하며 ERP 구축 사례 및 관련 기술, 제품을 소개할 계획이다.

 협의회는 또한 SW 유지 보수료를 공급가격 기준 현행 8%에서 두 자릿수로 올리는 방안도 지속적으로 추진하기로 했다. 또 정부 중기IT화 사업과 관련해 참여업체들의 자격을 제한하는 방안 등의 건의를 통해 토종 ERP업체들의 경쟁력을 높이는 작업도 진행하고 있다.

 45개사의 협의체인 KM&EDMS협의회도 최근 행자부와 국가기록원이 53개 중앙부처에 구축할 자료관시스템 프로젝트의 문제점을 공식적으로 제기하고 나섰다. 협의회는 자료관솔루션 업체들의 의견을 수렴한 53개 중앙부처의 자료관시스템 구축에 대한 의견서를 26일 행자부, 국가기록원, 전산원에 각각 제출한다.

 협의회는 의견서를 통해 자료관 솔루션의 가격을 조달 등록 가격 수준으로 보장하고 공공기관의 자료관시스템에 대한 공동발주를 자제해 줄 것을 요구하기로 했다. 협의회는 이번 건의문 제출과 함께 사업예산과 추진방안에 대한 공개토론회와 민·관공청회도 추진할 계획이다.

 비즈니스프로세스관리(BPM) 전문업체들은 이달 초 BPM 시장 활성화와 해외시장 진출 토대를 마련하기 위해 BPM코리아포럼(회장 백원인)을 설립, 본격적인 활동을 시작했다. 이 포럼은 시장 활성화와 더불어 응용기술 개발과제 지정과 같은 대정부 건의활동도 적극 펼칠 방침이다.

 백원인 회장은 “향후 포럼은 BPM 공급업체는 물론 공공, 금융 등 산업분야별 BPM 수요 업체도 회원으로 가입하도록 유도할 것”이라며 “국제 BPM 표준 제정에도 적극 참여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32개사를 회원사로 확보하고 있는 고객관계관리(CRM)협의회(회장 이후연)도 하반기부터 회원사들의 마케팅 활동을 공동으로 벌이기로 했다. 우선 CRM에 대한 업계의 이해도가 부족하다는 점을 감안해 CRM 성공사례를 발간하고, 고객과 공급업체 가운데 우수한 곳을 뽑아 시상하는 방안을 마련하기로 했다. 협의회는 이런 방안을 포함해 회원사간 결속을 다질 수 있는 방안을 논의하기 위해 8월 중 18명의 사장단 모임을 별도로 가질 예정이다.

 이에 앞서 지난 6월 출범한 한국SW산업협회 산하 중소SW솔루션협의회(회장 이수용)는 국산 중소SW업계의 사업환경 개선과 대정부 건의를 지속적으로 추진하고 있다. 협의회는 우선 전자정부 구축사업에 토종 중소 솔루션 사업자의 참여를 위한 대정부 건의를 하기로 하고, 전자정부 구축사업의 기술평가 기준항목에 국산솔루션 채택에 대해 가산점을 주는 안을 건의하기로 했다. 또 추진 과정에서도 대기업은 우수한 전문솔루션업체를 반드시 참여시키고 이를 평가하는 기준을 만드는 작업을 벌이도록 할 계획이다.

 협의회측은 이밖에도 대·중·소기업간 협력관계 활성화와 불공정 하도급 거래관행 개선 등 시장 현안에 대해서도 공동으로 영향력을 행사한다는 방침이다.

 윤대원·이병희기자@전자신문, yun1972·shake@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