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수께끼의 입자로 불려온 중성미자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뉴트리노(Neutrino)라 불리는 이 중성미자는 아주 작은 소립자의 일종으로, 빛의 입자인 광자에 이어 우주 공간에서 두 번째로 많지만 질량이 있는지조차 제대로 모를 정도로 베일에 싸여 있었다.
현대 입자물리학의 근간을 이루는 이른바 ‘표준모형’은 중성미자에 질량이 없는 것으로 가정해 왔다. 질량이 없는 입자는 매우 안정적이기 때문에 다른 입자로 바뀌는 현상은 일어나지 않는다.
그러나 최근 한국, 일본, 미국 등 8개국이 참여한 K2K 국제 공동연구팀에 의해 중성미자가 질량을 지닌다는 사실이 입증되면서 세계적인 관심을 끌고 있다.
K2K 국제 공동연구팀이 가속기를 통해 인위적으로 만들어진 중성미자 빔을 멀리 떨어진 곳에서 검출기로 관찰한 결과, 최초의 중성미자가 다른 종류의 중성미자로 변환되는 진동현상이 있었다는 것을 관측했다. 이 같은 진동현상은 중성미자에 질량이 있다는 것을 입증한다.
중성미자의 질량 여부가 큰 관심을 끌고 있는 또 다른 이유는, 그것이 우주를 구성하는 이른바 ‘암흑물질’일 가능성 때문이다.
현재의 우주는 이론적으로 계산된 것보다 훨씬 작은 질량을 지닌 것으로 알려져 있고, 우리가 확인하지 못한 미지의 암흑물질이 우주 구성의 큰 부분을 차지하고 있다고 생각돼 왔다. 그런데 중성미자는 우주에 대단히 많은 양이 존재하므로 약간의 질량만 지녀도 암흑물질을 설명할 수 있기 때문이다.
맥스웰, 헤르츠 등이 19세기에 예언하고 존재를 입증한 전자기파가 오늘날 TV 방송, 휴대전화 및 각종 무선통신 등에 널리 이용되듯 먼 훗날에는 중성미자가 전자기파의 간섭 문제 등을 극복하고 우주개발 시대에도 적합한 새로운 통신수단으로 활용될지도 모를 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