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자화폐업계 "열려라, 서울시 교통카드"

‘열려라! 서울시 교통카드!’

 빈사상태에 처한 전자화폐업계를 되살릴 기대주로 여겨졌던 서울시 교통카드 시장의 문이 요지부동이다.

 서울시 신교통카드시스템 운용업체인 한국스마트카드와 비자캐시·마이비·K캐시·에이캐시 등 4개 전자화폐사 간 수수료 책정에 대한 이견차를 좀처럼 좁히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당초 7월 1일 신교통시스템 개통 이후 본격적 영업활성화를 기대했던 전자화폐사들의 기대감은 예상치 못한 암초에 발목이 묶여버린 셈이 됐다.

 전자화폐업계는 이 같은 한국스마트카드와의 ‘협상 불발’이란 돌출변수로 인해 당초 예상했던 매출까지 불발되자 전전긍긍하고 있다.

 ◇수수료가 걸림돌=한국스마트카드와 전자화폐사 양측은 협상내용에 대해 철저하게 함구하고 있지만 건당 수수료를 몇 %로 할지에 대해 이견을 좁히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국스마트카드는 지분참여나 인프라 구축비용에 대해서는 분담을 요구하지 않는 대신 수수료를 통해 이를 보전하겠다는 입장을 밝히고 있다. 그러나 일부 전자화폐사들은 한국스마트카드가 제시한 수수료율이 ‘수긍하기 힘들 정도로 너무 높다’며 반발하고 있다.

 ◇전자화폐업계 “당초 약속 어겼다”=지난해 삼성과 LG 양대 컨소시엄이 경쟁할 당시 전자화폐사와 양대 컨소시엄은 전자화폐사가 중립을 지키는 대신 ‘별도의 진입장벽없이 서비스를 적극적으로 지원한다’는 내용에 합의한 바 있다. 그러나 “한국스마트카드(당시 LG컨소시엄)가 사업권을 따낸 후 수수료로 진입장벽을 만들고 있다”는 게 전자화폐사들의 주장이다. 일부에서는 “계약 불이행으로 법적 대응도 해야 한다”는 강경 기류까지 흐르고 있다.

 또 자사의 전자화폐인 ‘티머니’를 활성화하고 경쟁상대가 될 전자화폐의 진입을 막기 위해 한국스마트카드가 고의적으로 협상에 소극적으로 임하고 있다는 의혹을 전자화폐사는 제기하고 있다.

 ◇한국스마트카드 “전자화폐사 간 입장차 때문”=그러나 한국스마트카드는 4개 전자화폐사가 수수료 책정에 대해 상호조정이 이루어지지 않고 있는 것이 협상이 지지부진한 원인이라고 말하고 있다.

 전자화폐사가 서로 협의를 통해 수수료를 통일하면 한국스마트카드도 충분히 받아들일 수 있다는 것이다. 이런 문제만 해결된다면 올 연말까지는 협상이 타결될 수 있을 것으로 한국스마트카드는 보고 있다.

 한국스마트카드의 한 관계자는 “협상이라는 것이 당사자 간에 충분히 밀고 당길 수 있는 것”이라며 “전자화폐사의 진입을 막기 위해 수수료를 높게 요구하고 있다는 것은 말이 안 된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전자화폐사의 한 관계자는 “칼자루를 한국스마트카드가 쥐고 있다 보니 전자화폐사가 제 목소리를 내지 못하고 있다”며 “전자화폐사의 사활이 걸린 만큼 당초의 약속을 하루속히 이행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권상희기자@전자신문, shkwon@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