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TV 안방혁명](1)DTV로 보는 아테네

마침내 디지털 TV 전쟁이 시작됐다. 고대 도시국가인 아테네와 스파르타가 세계 무역권을 둘러싸고 페르시아와 전쟁을 벌였던 것처럼. 다가오는 아테네올림픽은 세계를 단하나의 디지털 생활권으로 묶어주는 통신과 방송의 융합을 알리는 전쟁의 신호탄이 될 전망이다.

 다행히 한국도 4년간을 끌어온 지리한 DTV 전송방식 논쟁이 최근 종결되면서 늦게나마 이 전장의 한가운데로 뛰어들었다. DTV 전송방식 확정과 아테네 올림픽의 점화는 한국의 디지털TV가 침체된 내수경기에 활력을 불어넣고 세계시장을 제패할수 있는 호기가 아닐수 없다.

모처럼의 호기를 살리려면 국민 개개인이 DTV의 기능과 성능을 제대로 알고 바로 쓸줄 알아야 한다. 우리시장이 제대로된 테스트베드가 되어야 한국의 DTV산업이 세계적인 경쟁력을 갖출수 있다. 본지는 국민들에게 디지털TV를 바로 알리고 보급을 확산시키기위해 정통부,산자부, SBS와 공동으로 ‘DTV 제대로보자’ 캠페인을 펼친다. 편집자주

인구 80만명. 아티카 반도 중앙 사크로만연안에 있는 도시국가 아테네는 규모가 작다.

아크로폴리스 북서부는 상업 중심지. 그 곳에 북서쪽 기슭에 ‘아고라’가 있다.아고라는 고대그리스 사회에서 정치, 경제의 중심지다. 시민들은 이곳에 모여 정치·경제를 논했다. BC 5세기 초에 이르러 이곳에는 신전, 관청, 공공시설 등이 만들어 지며 가장 화려한 대리석으로 장식된다. 아고라는 세계의 중심으로 그리스를 성장시킨 산실이다. 바로 고대 아테네 올림픽이다.

20여일 뒤면 아테네 올림픽 스포츠 경기장(Athens Olympic Sports Complex)은 53억 세계인이 꿈과 희망을 쏘아올리는 아고라가 된다. 근대 올핌픽이 아테네에서 부활된지 108년만의 재회이자  21세기 들어 열리는 첫 제전이다.

. 8월 13일부터 29일까지 아테네는 인종과 국가를 뛰어넘는 스포츠이자 21세기 정치, 경제, 문화를 아우르는 축제의 장이 될 듯하다. 아테네 주경기장을 비롯한 16개 경기장에서는 1만1000명의 선수가 참가해 28개 종목, 296개 부문에서 땀을 쏟고, 경기장 밖에서는 세계 IT강국들이 몰려들어 미래 ‘맹주’를 꿈꾸느라 눈코 뜰 새 없다.

 태생이 상업도시인 도시국가 아테네의 운명은 108년만에 재회하는 올림픽에서도 여전히 경제전쟁에 휘말릴 것은 너무도 분명하다. 스파르타, 아테네 등 고대 그리스의 도시국가들이 성벽을 쌓고 무역 때문에 페르시아와 전쟁을 벌였던 것처럼. 21세기 첫번째 전쟁, 바로 디지털 TV 전쟁이다.

세계 각국 방송사들은 아테네 올림픽을 디지털로 전송하기 위해 앞다투어 몰려 들고 있다. 얼마나 선명하게, 현장감있는 음질로 아테네를 보여주는가가 이들의 관심사다. 우리 방송사들도 아테네 디지털 TV전쟁에 참전한다. KBS·MBC·SBS 등 지상파 방송사, 디지털 위성방송 스카이라이프가 아테네 올림픽 스타디움에서 열리는 다양한 경기를 HD 화면으로 방송할 예정이다. 방송송출은 스카이라이프가 책임진다. 스카이 라이프는 이를 위해 ‘2004 아테네 올림픽 추진위원회’를 조직, 150여명의 방송기술, 제작 인력을 아테네 디지털 전쟁에 투입했다.

시청자들은 안방에서 기존 ‘멍텅구리’TV가 아닌 디지털TV로 땀을 흘리며 전쟁을 벌이는 올림픽 검투사들의 금메달 전쟁을 현장감있게 그저 즐기기만 하면 된다. 스타디움 밖에서는 삼성전자, LG전자 등이 디지털 전사가 되어 전세계 굴지의 업체들과 한판 승부를 겨룬다. 이번 올림픽이 디지털 TV의 미래 주도권 장악에 교두보라는 것을 이들은 잘 알고 있다. 이들은 디지털 전송방식과 관련한 소모적 논쟁으로 주춤했던 우리나라 디지털 TV의 우수성을 이번 기회에 널리 알린다는 계획이다.

가전업계는 이번 올림픽 마케팅을 통해 내수경기 진작과 해외 이미지 동반상승효과를 기대하고 있다. 삼성전자는 이를 위해 아예 올림픽 후원사로 나섰으며 LG전자도 아테네 곳곳에 현수막과 광고판을 설치하며 디지털 전쟁이 시작됐음을 알리고 있다. 

  김상룡기자@전자신문, srkim@

*정부 "경기침체 탈출 열쇠"

정보통신부·산업자원부·방송위원회가 범정부 차원에서 디지털TV(DTV) 보급 확산을 위해 팔을 걷어 붙였다.

정부는 경기침체로 인한 내수부진을 타개하고 방송의 디지털 전환을 촉진하기 위해 다양한 지원책과 활성화 방안을 마련했다. 특히 내달 그리스 아테네에서 열리는 올림픽을 계기로 디지털방송 확대와 DTV 보급 확산에 총력을 기울인다는 방침이다.

노무현 대통령은 지난 23일 DTV 관련 정책 당국자와 방송사 및 산업계 대표들과 오찬을 가진 자리에서 “디지털TV(DTV) 전송방식 합의는 단지 DTV시대를 열고 붐이 일어나는 것을 넘어 문제해결 능력을 한단계 높였다"고 평가하고 "욕심을 더 내 빨리(DTV를) 활성화해 국민들이 경제활력을 느끼게 할 수 있는 방법을 찾아주기 바란다”고 주문했다.

정보통신부는 가전업체와 협의해 고가형 PDP TV 42인치는 500만원대까지, 50인치는 700만원대까지 대폭 인하하고 저가형 평면TV 28인치는 100만원대 이하로, 32인치는 130만원대로 인하할 계획이다. 이에 따르면 28인치 평면TV의 경우 삼성전자는 129만원에서 99만원, LG전자 105만원에서 99만원, 대우일렉트로닉스 79만원에서 63만원, 아남전자 79만원에서 63만원으로 가격이 인하된다. 정통부는 또 DTV 등 새로운 IT제품을 구매할 경우 우체국으로부터 구입자금을 대출받을 수 있는 가칭 ‘국민IT839 적금’도 곧 선보일 계획이다.

산업자원부는 지상파DTV 전송방식 논란 종식으로 연말까지 전체 국민의 80%가 디지털방송을 수신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100만원대 보급형 디지털TV 개발 및 보급을 위해 각종 지원책을 실시한다. 제조원가 절감을 위해 디지털 셋톱박스 내장을 단계적으로 의무화하고 중소 가전업체의 영상압축칩 등 핵심부품 개발을 적극 지원키로 했다. 또 고선명(HD) 콘텐츠 제작 확대 및 방송장비 교체를 위한 지원을 강화하고 수출촉진을 위해 DTV에 대한 무관세도 추진할 계획이다.

방송위원회는 디지털방송 종합계획에 따라 현재 주당 최소 13시간 이상인 HDTV 의무방송시간을 조만간 주당 20시간으로 확대하는 방안을 검토중이다. 방송위는 아테네 올림픽을 비롯한 국민적 관심사항을 HDTV로 즐길 수 있는 기회를 확대하고 방송 콘텐츠 시장 및 가전시장을 중심으로 한 내수시장 확대에 적극 기여할 수 있도록 할 계획이다.  유병수기자@전자신문, bjorn@

*아날로그보다 5배 이상 선명 이봉주 선수 눈물까지 보여

167cm, 체중 56kg의 ‘봉달이’가 아테네 올림픽 최종일 마라톤에서 월계관을 쓴다. 애국가가 흘러 나오고 이봉주 선수의 눈에서 눈물이 나온다. 이때 쌍거풀이 보이면 HDTV, 안보이면 아날로그TV다. 수영선수의 몸에서 흘러 내리는 물방울이 보이면 HDTV, 안보이면 아날로그다.

HDTV는 아날로그TV에 비해 5배 이상의 고화질을 제공하기 때문이다.

화면크기도 다르다. HDTV는 16대9 화면비율을 자랑한다. 올림픽 대표팀 축구 경기를 본다면 아날로그와 확연히 구분된다. 아날로그 TV에서 등장하지 않은 선수들이 HDTV에는 등장한다. 화면이 커졌기 때문이다. ‘숨겨진 화면’을 되찾을 수 있게 된다.

화질은 대체로 화면을 구성하는 최소 단위인 화소 수에 따라 결정된다. 일반적으로 HDTV는 화소수가 1920x1080로 약 200만 수준이다. 컴퓨터 모니터가 약 100만 화소를 지원하는데 이와 비교하면 HDTV 화소가 두배 정도 많다. 컴퓨터 모니터 영상보다 두배 더 깨끗하다. ‘봉달이’ 쌍거풀이 보이는 이유도 이 때문이다.

올림픽을 즐겁게 즐기려면 HDTV로 보는게 좋다. 24일부터 가전업계가 100만원대 보급형 DTV를 출시했다. 이번 기회에 DTV를 장만해 한국의 아들 ‘봉달이’의 눈물을 지켜보는 것도 좋을 듯 하다. 

전경원기자@전자신문, kwju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