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W산업, 테헤란밸리 떠나 송파로…

서울 송파지역이 국내 소프트웨어(SW)산업의 새로운 메카로 떠오르고 있다. 국내 SW산업의 심장부였던 테헤란밸리에서 간판 SW업체들의 이탈이 가속화되는 가운데 테헤란밸리와 경기 분당 IT단지 사이에 편리한 교통과 저렴한 임대료를 강점으로 내세운 송파 지역이 SW산업의 메카로 부상, 국내 SW산업지도를 바꿔놓고 있다.

 ◇송파, SW산업의 메카=서울 송파구 가락동에 자리잡은 18층 짜리 IT벤처타워는 정보보안SW와 비메모리 반도체설계의 메카로 자리잡은 지 오래다. SW업체는 물론 한국정보보호진흥원(KISA), 정보보호산업협회(KISIA), 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의 IT SoC(시스템온칩지원센터) 등 관련기관들이 함께 입주해 있다. 관련기관이 들어서자 지난 2001년부터 어울림정보기술·정보보호기술·사파소프트·이시큐리티·시큐아이티 등 10여개 보안업체가 속속 사무실을 옮겨 왔다. 여기에 이노자인·아라리온·쏠리테크·아이앤씨테크놀로지 등 20여개 반도체 설계 관련 업체들도 이곳에 둥지를 틀었다.

 IT벤처타워 옆 한국소프트웨어진흥원 건물에도 총 22개 SW업체가 자리잡고 있다. 지난해 8월 진흥원이 들어서면서 함께 이곳으로 이사온 SW신생업체들은 지금까지 단 한 업체도 진흥원의 건물을 떠난 적이 없다. 진흥원 건물 역시 SW관련 기관들이 대거 포진했다. 한국IT중소벤처기업연합회, 한국소프트웨어공제조합, 컴포넌트컨소시엄 등이 입주업체 가까이에서 이들을 지원한다.

 송파지역에서 바로 강 건너인 테크노마트도 새로운 SW산업단지로 급부상하고 있다. 39층인 이 빌딩엔 150여개 SW관련 기업들이 입주해 있다. 새롬기술이 지난해 말 테크노마트에 입주한 데 이어 한글과컴퓨터, 한컴씨큐어 등이 잇따라 입주했다. 현재 웹에이전시 업체인 이모션과 한국소프트웨어저작권협회도 조만간 사무실을 테크노마트로 이전키로 하고 계약을 마무리한 상태다. 테크노마트 사무동 30∼36층에는 이미 문화관광부 산하 한국게임산업개발원이 입주해 있고, 20∼29층에는 200여개의 게임 및 SW개발 벤처들이 입주해 있는 상태다.

 ◇SW업체 왜 몰려드나=SW업체들이 IT벤처타워나 테크노마트를 선택하는 가장 직접적인 원인은 임대료의 차이다. 테크노마트와 IT벤처타워의 평당 입주금은 280만원으로 평당 350만원 이상인 테헤란밸리보다 훨씬 저렴하다. 그러나 교통과 금융 등의 비즈니스 인프라는 테헤란 못지 않다.

 김규성 한국소프트웨어저작권협회 총장은 “테크노마트가 테헤란밸리와 비교해 교통 측면에서 결코 불편하지 않다”며 “오히려 SW업체들과 밀집해 있어 이들 업체와 접촉하기는 테헤란보다 낫다”고 말했다. 즉 가장 큰 원인은 SW업체의 밀집에 따른 효율성 때문이라는 것.

 IT벤처타워 서관에 입주한 한 업체 관계자는 “보안제품을 개발하는 업체들이 KISA와 가까이 있다는 것 자체가 유리한 점”이라며 “진흥원과 접촉해 각종 세미나 등에도 참석, 정보를 얻기도 편리하고 업체 간 장비공유나 정보교류에도 유리하다”고 밝혔다.

 벤처타워나 테크노마트가 업체들에 회의실의 사용과 같은 업무관련 무료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도 업체들을 유인하는 원인 중 하나다.

 ◇집중현상은 계속될 듯=IT벤처타워를 관리하는 한국무선국관리사업단의 변영범 과장은 “지금까지 건물 전체를 통틀어 한달 이상 사무실이 빈 적은 한번도 없다”며 “최근 임대료를 소폭 올렸음에도 불구하고 매일 1∼2건 이상 SW관련업체가 입주문의를 해 오고 있는 실정”이라고 말했다.

  한국소프트웨어진흥원 역시 입주를 원하는 업체는 많아도 공실이 없어 입주를 못하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테크노마트를 관리하는 프라임산업은 SW업체들의 입주가 이어지자 테크노마트 사무동 20층부터 29층까지 10개 층에 한컴과 시너지 효과를 낼 수 있는 비등록 SW벤처들은 물론 코스닥에 등록된 SW벤처 몇 곳을 더 유치, 테크노마트를 전문적인 SW벤처타운으로 육성한다는 계획이다.

 윤대원기자@전자신문, yun1972@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