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직칼럼

 <구직칼럼>

잡코리아 컨설팅사업본부 황선길 본부장(sunway@jobkorea.co.kr)

어떻게 해야 스스로도 주체할 수 없는 열정을 지닐 수 있는 자신의 직업을 찾을 수 있게 될까.

 직업에 대한 열정이 무엇인가를 알려주고 나 자신을 돌아보게 했던 이야기가 하나 생각난다. 얼마전 흑거미(black widow)라는 닉네임을 가진, 재미교포 포켓볼 선수 자넷 리에 대한 프로그램을 본 기억이 있다. 필자는 그녀가 미모의 동양계 젊은 여성으로 세계 최고의 포켓볼 선수가 되었고, 세계에서 가장 섹시한 스포츠 스타 중 한 명이라서 유명할 것이라는 막연한 짐작을 하고 있었다. 하지만 그녀가 척추횡곡증이라는 불치병 환자이며, 목부터 골반까지 금속파이프를 삽입한 장애인이라는 사실에 놀랐다. 그 장애를 극복한 사실로 인해 많은 사람들이 그녀를 좋아한다는 사실과 그녀의 해맑은 표정에서 무언의 가르침을 얻을 수 있었다.

 그 프로그램 말미에 그녀의 주치의로부터 몇 마디 남지 않은 그녀의 목에 또 다시 디스크가 생겨 포켓볼을 계속하게 되면 생명이 위독해질 수 있다는 이야기를 듣고 그녀가 자신의 주치의에게 한 답변에는 충격을 넘어 감동과 존경을 함께 느낄 수 있었다.

 “포켓볼은 나에게 있어 내가 원해서 하고 혹은 하지 않을 수 있는 선택 가능한 것이 아니라 그 자체가 나에겐 산소입니다. 사람이 산소 없이 살 수 없듯이 포켓볼 없이는 내 삶도 의미가 없습니다.”

 자신의 자리를 찾지 못하는 실직자 문제는 사회 각계의 노력에도 불구하고 항상 상존하고 있다. 오랜 경기침체와 국내외의 대형 사건으로 인한 정세불안 등 여러 가지 요인들을 실직자 문제의 근원으로 이야기하고 있고, 이러한 요인들이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한다는 데는 이론의 여지가 없다. 다만 기업과 인재의 중간자로서 취업 현장에서 일상을 보내고 있는 필자는 실직자 그들 자신에게도 여러 가지 사고 전환이 필요한 내용이 있음을 전하고 싶다.

 소기업보다는 대기업을, 생산현장의 직업보다는 관리직을, 알뜰함보다는 풍요로운 삶을 가능케 해줄 고액 연봉을 바라보며, 해바라기처럼 나에게 올 기회를 별다른 노력 없이 기다리고 있지는 않은지 스스로에게 자문해볼 것을 권한다.

 진지한 자세로 이력서를 다시 써보자, 그리고 피상적으로 눈높이를 낮추는 것이 아니라 실제로 생산직, 영업직, 파견직에 대한 편견을 버리고 나에게 주어진 일을 열심히 해보자, 아르바이트로 12억원을 모았다는 젊은이가 있지 않은가.

 더불어 중소기업에 대한 편견을 버리고 자신의 열정과 노력을 통해 그 회사와 함께 발전해 갈 것을 꿈꾸기 바란다.

 필자는 우리가 안고 있는 실업 문제는 78만명 실직자 모두가 그들의 가슴에 무엇인가에 대한 열정을 가질 때, 인기 드라마 주인공의 대사처럼 ‘내 안에 너 있다’라고 이야기할 수 있을 때 비로소 문제의 해결의 실마리를 찾을 수 있다고 생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