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월 큰 폭의 LCD 가격 하락이 발생되면서 추가 하락을 막으려는 대만 패널 업체들의 감산 전략과 점유율확대를 겨냥한 국내 업체들의 증산 정책이 첨예하게 맞부딪치고 있다. 그동안 시장을 사이좋게 분점해온 국내업체와 대만업체와의 상반된 시장 전략은 차세대 LCD 시장 판도를 결정짓는다는 점에서 비상한 관심을 끌고 있다.
◇잇달아 감산 발표하는 대만업체=세계 3위의 LCD업체인 대만의 AU옵트로닉스는 최근 개최된 경영설명회 행사에서 3분기에 5세대 생산 설비 가동률을 5∼10% 정도 낮출 계획이라고 밝혔다. AU옵트로닉스가 이같이 가동률을 낮출 경우 생산량은 대략 3∼6% 정도 줄어들 것으로 예상된다. 또 5세대 공장 생산능력 확충 작업의 속도도 조정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대만 3위의 LCD업체인 청화픽처튜브(CPT)도 조만간 패널 생산량을 감축할 예정인 것으로 외신을 통해 알려졌다. 이 회사는 가장 먼저 17인치 패널을 감산한 후 15인치를 축소할 예정이다.
◇증산에 나서는 국내업체=대만업체들과 달리 삼성전자, LG필립스LCD는 8월부터 생산량을 생산규모만큼 최대한 확대하겠다는 전략이다.
삼성전자는 지난 6, 7월 비수기에 맞춰 생산량을 일부 조정했지만 8월부터는 생산능력대로 생산량을 확대하겠다는 전략이다. 삼성전자는 현재 각각 10만장씩인 5세대 생산라인능력을 각각 12만장으로 늘리는 5세대 추가 증설도 계획대로 진행하겠다는 입장이다.
LG필립스LCD도 생산 능력 확대에 맞춰 생산량을 늘려간다는 계획이다. 이 회사도 2개의 5세대 라인을 각각 6 만장씩에서 각각 8만장, 9만장으로 늘리는 작업도 그대로 진행한다.
◇누가 이길까=한 전문가는 “주식시장을 통해 차세대 투자자금을 조달하는 대만 기업 특성상 주가가 떨어질수록 차기 투자에 어려움을 겪기 때문에 이번 감산 발표는 가격 하락속도를 조절하겠다는 의지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실제로 AU옵트로닉스의 지난 6월 미 주식예탁증서(ADR) 발행 규모가 기대했던 8억5000만달러를 밑도는 4억8000만달러에 그쳤다. 대만업체들의 경우 지난 2001년 가격 폭락 상황에서 가동률을 70%까지 조정한 사례가 있다.
따라서 국내업체들은 대만업체들의 차기 투자로 인한 피해를 더욱 우려하고 있기 때문에 가격 하락을 어느 정도 방치할 것이라는 분석이다. 더욱이 국내업계는 대만업체들과 달리 대형 장기 고객을 확보하고 있어 가격하락에 따른 부담이 상대적으로 적다.
국내 업계 한 관계자는 “전세계 LCD시장의 40% 이상을 차지하는 국내업체들이 감산에 동참하지 않을 경우 감산으로 인한 가격 하락폭 저지효과는 미비할 것”이라며 한국의 우세를 점쳤다.
유형준기자@전자신문, hjyo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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