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사를 잘하는 데 특별한 게 있겠습니까. 나를 낮추고 가게의 문턱을 낮추고 고객을 위해 희생할 줄 알아야 진정한 장사꾼 아닙니까?”
가전 유통 30년과 휴대폰 대리점 12년. 이처럼 오랜 유통사업을 통해 번 돈으로 지난 14년 전 튼실한 장학재단까지 만들어 지금까지 수백 명의 학생들에게 배움의 길을 열어 준 ‘아름다운 사람’ 김한섭(삼일장학문화재단 이사장·63)씨.
장사로 성공할 수 있는 비결을 묻는 기자에게 그는 “자신을 낮추고 고객을 위해서는 무엇이든지 할 수 있어야만 성공할 수 있다”고 말한다.
지난 73년 친척들의 돈을 빌려 경북 구미에서 삼성전자 대리점을 연 그는 지난 30년간 삼성전자 한 제품만을 취급해 온 고집스러운 장사꾼이었다. 지난 92년부터 휴대폰 유통업을 겸업하기 시작한 그는 지난 2000년 가전 유통업을 접고 SK텔레콤과 대리점을 계약하면서 본격적인 휴대폰 대리점 사업에 뛰어들었다.
그동안 구미지역에 3개의 오프라인 매장을 추가로 운영하고, 3년 전에는 휴대폰 온라인 쇼핑몰인 ‘아이 러브 핸드폰(http://www.ilovehandphone.com)’을 개설해 현재 국내에서 가장 잘나가는 온라인 매장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아이 러브 핸드폰을 처음 개설할 당시에는 휴대폰 온라인 매장이 그리 많지 않았습니다. 요즘은 네티즌들이 인터넷으로 휴대폰을 구입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온라인 시장에서도 경쟁이 치열합니다.”
김 이사장은 아예 그의 사업을 자식에게 물려주기 위해 작은아들에게 해외에서 유통마케팅을 전공하도록 했으며 현재는 아들과 함께 사업을 운영하며 경북지역에서는 드물게 연매출 100억원이 넘는 휴대폰 대리점으로 자리 잡았다.
그는 이처럼 사업을 통해 모은 돈으로 지난 1990년 삼일장학재단을 만들었다. 재단의 명칭인 삼일(三一)은 삼일 독립운동을 의미하는 동시에 먼 훗날 통일이 되더라도 영원히 후학을 돕는 장학재단으로서 남기를 기대하는 순수한 마음에서 비롯됐다.
김 이사장은 “삼일은 기업적인 측면에서 보면 생산과 소비, 유통 등 3개 요소가 하나처럼 원활히 움직여야지 기업이 살고 나라가 산다는 의미”이라며 “기업은 사회환원을 통해 사회와 공생공존해야 한다”라고 강조했다.
현재 삼일장학문화재단에서는 김 이사장이 매년 1억원씩을 기탁, 어려운 환경에서 공부하고 있는 초·중·고등학생 80여명씩을 매년 선발해 장학금을 주고 있다. 또 문화사업으로는 충·효·예를 잘 지키고 따르는 학생들을 선발해 각종 상을 수여하고 있다.
김 이사장은 또 지난해 초 구미를 사랑하는 사람들로 그린클럽을 구성해 산불예방, 자전거 타기 등 다양한 환경운동을 전개하고 있다. 그밖에 현재 구미 상공회의소 상공의원, 김천법원 조정위원 등 다양한 사회활동도 하고 있다.
“어려서부터 부모님을 잃었고 고생도 엄청 많이 했습니다. 수십년 간 가전과 휴대폰 유통을 통해 남긴 이익금으로 어려운 처지에 놓인 청소년들을 돕게 돼 평생의 꿈을 이루고 살고 있습니다.”
그는 끝으로 구미지역 후학을 돌보는 일에 평생을 바치겠다고 말했다.
대구=정재훈기자@전자신문, jhoon@
가전과 휴대폰 유통으로 번 이익금으로 후학 돌보는 김한섭 삼일장학문화재단 이사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