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마워요, 에어컨∼.’
연일 30도를 넘는 폭염과 무더위로 에어컨 판매가 크게 늘면서 덩달아 다른 가전 제품 판매도 호조를 보이고 있다. 이는 에어컨이 목적이지만 가전 매장을 방문하는 고객이 크게 늘고, 이왕 매장을 방문한 김에 다른 가전 제품도 구매하는 빈도가 높기 때문인 것으로 풀이된다.
28일 주요 유통점에 따르면 무더위 속에 에어컨,선풍기, 냉풍기 등 여름가전의 판매 신장세가 TV, 세탁기, 냉장고, 화장품 냉장고 와 일반 소형 가전까지 매출에까지 영향을 미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따라 여름 가전은 전년 대비 평균 3배 이상 올랐으며 다른 가전 제품도 소폭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다.
복합전자유통센터 테크노마트는 지난 주와 이번 주 에어컨이 일일 평균 100∼150대 정도씩 팔려 나가면서 다른 가전 제품의 판매도 동반 상승하고 있다. 매장 관계자에 따르면 오프라인 매장 특성상 ‘기왕 전자상가에 나왔으니 다른 제품도 보자’는 소비 심리가 작용, 다른 가전 제품도 전월 대비 10∼20% 내외 소폭 상승세를 타고 있다는 것이다.
최근 가장 문의가 많은 제품은 디지털TV. 디지털 방송 전송방식이 결정된 지난 7월초 이후 이미 분리형을 갖고 있었던 경우엔 셋톱박스에 대해 문의하는 사람이 늘었으며 실제 판매도 전월보다 30%정도 증가했다. 또 제조업체와 TV 크기 및 종류에 따라 인하 폭은 다르지만 29인치 디지털 브라운관의 경우 100만원대에서 60만∼70만원대까지, 50인치 프로젝션은 500만원대에서 300만원대까지, 1000만원을 넘었던 PDP TV는 600만∼700만원선까지 떨어진 것도 소비심리를 자극하는 원인이 되고 있다. 한 매장의 경우 프로젝션의 판매가 전월보다 50%이상 증가했다. 또 세탁기, 냉장고 등의 대형가전과 팥빙수기 및 아이스크림 제조기 등 소형 여름가전 등의 반응이 좋은 편. 또 기온이 올라가면 변질되기 쉬운 화장품을 잘 보관하기 위해 화장품 냉장고를 눈여겨 보는 소비자도 늘었다. 이 밖에 자녀들과 함께 매장을 찾았을 때엔 게임기와 게임타이틀·PC 등을 파는 매장에 한 번씩 들러보고 있으며, 휴가를 앞두고 디카나 디캠도 함께 구입하는 추세다.
테크노마트 3층 한빛공조시스템의 민승기 실장은 “지난 6월까지 장마로 뜸했던 에어컨 판매가 7월 들어 시작된 폭염으로 인기를 끌며 다른 가전에까지 수요가 미치고 있다”며 “매장을 찾은 김에 다른 제품까지 찾고 있는 고객들이 늘고 있어 요즘 같으면 장사할 맛이 난다”고 말했다.
지난해만해도 이맘때 하루 100∼200대 가량 판매되던 에어컨을 최근 5000대 이상씩 팔고 있는 전자랜드21도 선풍기는 없어서 못팔 정도다. 이 회사 관계자는 “고객들이 매장에 전시돼 있는 선풍기라도 떼달라고 할 정도”라며 “투인원(2in1) 개념의 에어컨들이 나오고 있긴 하나 역시 ‘에어컨+선풍기’가 아직까지는 알뜰구매 패턴”이라고 말했다.
최근 일고있는 DTV 특수에 힘입어 DVD플레이어, 5.1채널 홈시어터 등 관련 제품의 매출도 20% 가량 늘고있다는 것이 전자랜드21측의 설명이다. 지난 연초때는 EBS교육방송 특수로 인해 PC, 노트북 구매시 ‘PVR’를 같이 사는 고객들이 많았던 것으로 분석된다.
이에 따라 주요 전자전문점들은 매장 레이아웃 설계때부터 ‘궁합이 맞는’ 관련 제품을 나란히 배치하는 하는 등 상품진열에도 세심한 주의를 기울이고 있다.
강병준·류경동기자@전자신문, bjkan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