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고초려(三顧草廬)로는 부족하다. 오고초려(五顧草廬)는 해야 된다.
2분기 사상 최대의 실적을 올린 삼성전자와 LG전자가 연구원 모시기에 경쟁이 붙었다. 디지털 TV 시장 활성화와 휴대폰 시장의 폭증으로 관련분야 연구원 부족현상이 심각하기 때문이다. 이들 업체는 특히 최근 LCD공장 신축과 휴대폰 단말기연구소 설립으로 해당분야 연구원 찾는 데 고심하고 있다.
당초 올해 1만7000명 정도의 인력 확충을 하겠다던 삼성전자는 충남 아산 탕정 LCD단지 건립을 계기로 연구개발, 생산직 구하기에 전념하고 있다. 여기에 화성반도체 공장이 세워질 경우 3700여명의 대졸신입사원 공채를 제외하고도 반도체 LCD 비메모리 휴대폰 등 주요 사업부문별로 연구개발(R&D)직·생산직 등 수천명의 추가 인력이 필요한 실정이다.
현재 삼성전자 R&D 인력은 전체 종사자의 34%인 2만2000여명. 벤처기업 수준의 R&D인력 비율이다. 올해말까지 1만명의 신규 채용이 이뤄지면 총 직원수는 6만5000여명에 육박한다.
삼성전자가 원하는 경력직 연구원의 수는 2800명 수준이다. 해당분야 연구경력을 가진 연구원을 더 모집하고 있지만 국내에서는 아예 연구 인력 찾기란 하늘에 별따기다.
문제는 2010년 이후다. 대형 LCD TV를 주로 생산할 아산 탕정 단지의 라인이 완성되면 직접 인력만도 2만여명이 필요하다. 여기에 2010년까지 화성메모리 공장이 완공되면 1만8000여명의 신규고용 예상돼 관련 인력 확보에도 어려움이 예상된다. 2010년까지 삼성전자가 예상하는 연구인력은 현재 2만2000명의 세배가 넘는 6만여명 수준. 연구인력의 중심은 휴대폰과 LCD, PDP, 홈네트워크 등 첨단 전자업종 관련 연구원들이다.
LG전자도 비상이 걸렸다. 현재 필요한 인력은 총 2500명 수준이다. 상반기 1000명에 이어 1500여명이 추가로 모집된다. 이중 3분의 1에 해당하는 500여명이 연구인력이다. 특히 부족한 부문은 삼성과 마찬가지로 휴대폰과 LCD 연구인력이다. LG전자는 승부사업으로 분류된 휴대폰 R&D인력을 지난해 1800명에서 올해는 2500명으로 늘리기로 했으나 마땅한 인재를 찾지 못하고 있다. LG전자의 이같은 고민은 정보통신사업본부가 오는 10월 서울 가산사업장에 세울 CDMA 단말연구소와 유럽식 3세대 이동통신(UMTS) 단말연구소를 통합한 (가칭)종합단말연구소 설립계획을 세우면서 본격화됐다.
삼성전자와 LG전자가 타깃으로 삼고 있는 연구원들은 1차 휴대폰 관련 부문 전공자들이다. 최근 화의 신청을 한 중견 이동통신업체의 연구원들이 1차 스카우트 대상이 되는 것도 이 때문이다. 2차 대상은 LCD관련 연구원들과 홈네트워크등 차세대 수종사업 관련 연구원들이다. 수시로 연구경력자들을 모집중이지만 특정부문 연구경력자를 뽑기가 쉽지 않다는 게 업계 인사 담당자의 중론이다. 경력자를 뽑을 경우 ‘퇴사 이후 해당업종에 1년동안 종사하지 못한다’는 조항도 꺼림직한 대목이다. 결국 차선책으로 관련분야 대학 및 대학원 졸업자를 찾아 내부 교육을 통해 키워 나간다는 방침도 확정해 두고 있다.
인사담당자들은 ‘한여름 마른 행주를 쥐어짜는 것 만큼이나 사람을 찾기가 어렵다’고 고개를 절래절래 흔든다.
김상룡기자@전자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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