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음커뮤니케이션이 스페인계 미국 인터넷기업인 테라라이코스를 인수한다.
28일 관련업계와 외신에 따르면 다음커뮤니케이션은 스페인 기업 테라의 미국법인인 테라라이코스를 7500만유로(한화 약 1050억원)에 경영권을 인수하기로 잠정 합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다음은 또 라이코스 인수를 통해 나스닥 상장을 추진할 것으로 알려졌다. 구체적인 인수금액과 합의조건은 금명간 이뤄질 최종 합의를 통해 발표될 예정이다. 다음은 이에 앞서 최근 국내에서 900억원의 사채를 발행하는 등 인수자금 확보 작업을 벌어온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대해 다음측은 “테라라이코스의 인수 사실 여부는 현재로서는 ‘노코멘트’”라는 입장을 보였다.
다음커뮤니케이션의 라이코스 인수는 갈수록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는 국내 인터넷 시장 한계를 극복하고 인터넷 비즈니스 본고장인 미국의 나스닥 시장을 통해 풍부한 자금을 확보하기 위한 것으로 풀이된다. 이와 함께 경쟁사인 NHN 등이 중국과 일본 진출을 통해 영역을 확장해가고 SK와 KT등 대기업들의 인터넷 포털시장 본격 진입 등도 다음의 인수결정을 재촉한 것으로 보인다.
다음이 라이코스 인수를 통해 미국진출을 성사시킬 경우 인터넷 포털기업으로서는 첫 사례가 된다. 그동안 국내 인터넷 포털은 서비스의 질, 이용자수 등의 측면에서 세계 최고라는 평가를 받아왔지만 주로 중국·일본을 비롯 아시아 시장이 주 진출 타깃이 돼 왔다.
이와관련, 한 증권 애널리스트는 “다음은 광고가 주 수익원이지만, 국내 시장 성장성이 둔화되고 있어 뭔가 돌파구를 찾아야 할 상황”이라며 “해외에서는 일본은 늦은 감이 있고, 중국은 게임이 휩쓸고 있는 상황이어서 미국을 선택한 것으로 판단되지만, 라이코스를 인수해 어떤 시너지가 있을지는 의문시 된다”는 입장을 보였다.
테라라이코스는 지난 2000년 스페인 통신사업자인 텔레포니카가 자사의 인터넷 포털 ‘테라’의 해외 진출을 위해 미국의 라이코스를 인수하면서 설립됐다. 이후 ‘테라라이코스’로 사명을 변경했고 해외 예탁 증서(ADR) 형태로 나스닥에 상장됐다.
본사는 스페인이며 직원수 2900명에 매일 500만건의 페이지뷰를 기록하는 등 43개국에 20개 언어로 번역·서비스되고 있다. 그러나 테라라이코스는 이러한 명성에도 실적은 부진해 지난 99년부터 매분기 주당 순손실을 내고 있다. 이에 따라 전문가들은 다음이 테라라이코스를 인수해 글로벌화 전략 보다는 나스닥 상장과 이를 통한 자금 확보가 궁극적인 목적이 아니겠냐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테라라이코스의 한국법인 라이코스코리아는 지난 2002년 SK텔레콤이 100% 지분을 확보하고 있다.
조장은 기자@전자신문,jech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