뒤숭숭한 엔씨소프트 주가도 `뚝`

‘까마귀 날자 배 떨어진다’

 허홍 전 엔씨소프트 부사장이 NHN CFO로 자리를 옮긴다는 발표가 있은 후 엔씨소프트 주가도 나락에 빠지고 있다. 발표된 지 불과 1주일 만인 29일 엔씨 주가는 12% 이상 급락, 8만원대에 거래되고 있는 것. 여기에다 골드만삭스는 주가 약세의 원인으로 △총주식수의 10.5%에 해당하는 엔씨소프트 미국법인의 게리엇 형제 스톡옵션 문제, 2분기 실적부진 전망 등과 함께 허홍 전 부사장(CFO)의 NHN으로의 전직에 대한 부정적 시각 등을 꼽으면서 증권가에서는 ‘까마귀 날자 배 떨어지는 장세’라는 한탄이 나오고 있다.

 허홍 전 부사장은 상반기 엔씨소프트 조직개편을 통해 이사에서 부사장으로 승진한 지 3개월 만인 지난 6월 사임한 후 최근 NHN CFO로 자리를 옮겼다. 지난 2000년부터 엔씨소프트의 재무관리를 담당했을 뿐만 아니라, 최근에는 해외 업무로 바쁜 김택진 사장을 대신해 대외업무도 폭넓게 해왔기 때문에 업계의 궁금증은 증폭됐다.

 허 전 부사장이 사임한 이유에 대해서는 엔씨소프트 내부 파워 게임설 등도 제기되고 있으나, 부하직원의 잘못에 대해 상사로서 책임지고 회사를 떠났다는 설에 더 큰 무게가 실리고 있다. 허 전 부사장이 퇴직할 무렵 IR팀장도 같이 사표를 쓴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아무리 최고 경영자급의 인사 이동이라고는 하지만, 회사의 기본 가치에는 큰 영향을 주지 않을 것이라고 단언하고 있다. 메리츠증권 성종화 애널리스트는 “주식장 자체가 안좋아 허 전 부사장 이직이 주가에 심리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는 것 뿐”이라고 말했다. 골드만삭스도 리포트에서 “주가에는 단기적으로 영향을 주고 있는지 몰라도 허 전 부사장의 이직이 온라인롤플레잉게임(MMO RPG) 시장의 선두인 엔씨소프트의 경쟁력에는 영향을 주지 않는 것으로 보고 있다”고 밝혔다.

  류현정기자·한정훈기자@전자신문, dreamshot·existen@